김대중 정부부터 현 정부까지, 대부분 수도권이 유도...전세값도 급등
부동산114 조사결과
정권 4년차마다 아파트값이 모두 상승했다는 이색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114(주) 리서치센터 임병철 책임연구원이 7일 공개한 자료로,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4개의 정권이 이어지는 동안 임기 4년차 당시 아파트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경제여건이나 부동산 경기 등에 따라 오름폭은 달랐지만, 역대 대통령 집권 4년차에 전국적으로 아파트값 상승이 반복돼왔다는 게 임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우선, 외환위기를 거친 김대중 정부는 내내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펼쳤다. 그 결과 집권 4년차인 2001년에 12.69% 올랐고 2002년에는 월드컵 특수와 맞물려 22.87% 상승했다.
집권 초기부터 투기 억제에 초점을 맞춘 노무현 정부 역시 임기 4년차인 2006년에는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6년 전국 아파트값은 24.80% 올라 2001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지방(3.16%)보다 수도권(32.49%)의 상승폭이 컸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부동산 정책도 거래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수도권이 집값 상승을 주도한 앞선 정부와 달리 이명박 정부 때는 지방이 많이 올랐다. 임기 4년차인 2011년 지방의 집값이 12.46% 오른 반면, 수도권은 1.63% 하락했다.
현 정부도 집권 4년차인 2016년 전국 아파트값이 3.95% 올랐다. 정부 출범 이후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재건축 가능연한 단축, 분양권 전매 제한기간 단축 등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2014년(2.72%) 이후 3년 연속 오름세다.
4개 정권 중에서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집권 4년차에는 수도권이 집값 상승을 주도하며 두자릿수 이상 올랐지만, 이명박 정부는 지방이 주도하면서 소폭 상승했다. 현 정부는 수도권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지만, 상승률은 한자릿수 수준이다.
전세값도 집권 4년차 때마다 올랐다.
김대중 정부 4년차에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9.87%, 노무현 정부 9.06%, 이명박 정부 12.08% 상승했다. 반면 현 정부 4년차엔 3.45% 정도만 올랐다. 최근 3년간 전셋값이 크게 오른데다, 실수요자들의 매매 거래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임 연구원의 설명이다.
임 책임연구원은 “집권 4년차 집값 상승은 당시의 경제상황과 주택 수급물량,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심리적 요인 등에 따라 더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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