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근대문화예술특구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도 정작 근대건축물 관리는 외면하면서 이중적 행정추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최근 근대문화유산과 지역문화예술을 융복합시키는 근대문화예술특구 조성을 위해 ‘산업화’(근대건축유산 재생프로젝트, 근대문화예술 클러스터 및 플랫폼 구축), ‘관광화’(근대로의 시간 여행, D-Heritage 모두의 축제, 특구종합 홍보), ‘생활화’(젊음과 예술의 거리조성, 특구 거리 환경조성)를 담은 계획안을 내놓고 추진 중이다.
문제는 도심 도시재생 전략과 연계하는 방안인‘근대문화예술특구 조성’추진을 표방하면서 대부분의 근대건축물의 매각, 원형 훼손 등은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원도심 내 곳곳에 남아 있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근대 건축물들이 민간에 매각, 철거에 이르기 전에 개별적 상세한 기록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등록문화재와 지정문화재의 경우 다양한 노력과 방법으로 보존되고 있지만, 제도권에 들어오지 못한 근대 건축물들은 대부분이 헐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민간에 매각돼 철거 위기에 놓인 ‘옛 대전부청사’ 건물 역시 대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로 손꼽히지만, 기록화 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문화계는 근대문화예술특구 조성에 있어 근대건축물은 원도심의 정체성을 찾는데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지만, 아카이브 조사 도 없이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서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상희 목원대 건축학과 겸임교수는 “대전시가 근대 가치가 있는 문화적인 공간을 활용해 원도심을 활성화 하자는 분위기 속에 또 하나의 근대문화유산을 없애고 대형빌딩을 짓는다면 원도심 활성화가 되겠냐”며“충남도청이 홍성으로 이사가면서 옛 충남도청사가 관심을 받고 근대건축물로 높은 평가를 받은 만큼 대전시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대전시의 시작인 행정기관인 ‘대전부청사’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계 한 인사는 “오래된 건축물과 그 공간이 있는 곳에서 살아보거나 지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은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계시던 집에서 자랐던 경험과 비슷하다”며“이번건을 계기로 50년 이상된 건물의 철거 신고가 들어왔거나 그 밖의 사업계획(철거)이 있는지 수시 확인하고, 철거를 유보하거나 그것이 안 될 경우 상세한 기록화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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