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등 희망퇴직... 은행권 직원 10여년만에 최저
외환 통합 후 대규모 단행 KEB하나은행 올해는 칼바람 비켜갈 듯
보험업계는 상시적 구조조정... 카드업계만 잠잠
연말 금융권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매년 계속돼온 ‘연례행사’처럼 굳어진 분위기지만, 갈수록 강도가 만만치않다.
우선 KB국민은행은 희망퇴직을 노조에 제안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희망퇴직 대상은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외에 만 45세 이상 일반 직원도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NH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은 1960년생 임금피크제 대상자와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충남농협 관계자는 “경제가 위축되고 큰 메리트가 없다 보니 전체적으로 명퇴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그렇다고 다른 금융권처럼 우리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농협중앙회에서 경제부문도 분리해 앞으로는 지주별로 인력운용을 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한 SC제일은행은 이달말까지 200여명을 더 내보낼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내년초 임금피크제 진입자들을 대상으로 명퇴 신청을 받고, 우리은행은 내년 1분기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조용하다.
지난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후 희망퇴직을 시작해 연말 700명이 넘는 규모의 특별퇴직까지 감행한다데, 올 상반기에도 100명에 육박하는 퇴직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충청영업그룹에서만 전례 없는 70명에 달하는 퇴직자가 나올 정도로, 사상 최악의 감원바람을 겪은 터라 이번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다만, 연말 인사에서 본점 조직 통폐합과 본부장급 이상 임원 보직 63개 중 10여개인 20%정도 줄이거나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관계자는 “경영진과 노조 등에서도 명퇴에 대한 얘기는 아예 나오지 않고 있고, 임원 구조조정도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권이 올 상반기에 1450여명의 직원을 줄이면서, 전체 은행권 직원수는 13만 2170명으로 2008년말(13만 990명) 이후 10여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AIA생명이 2011년에 이어 5년만에 희망퇴직 절차에 들어갔고,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이미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미래에셋생명은 2월과 10월에, 메리츠화재는 6월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현대해상도 1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상시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카드업계는 비교적 잠잠하다.
KB국민과 삼성, 현대, 비씨, 신한카드 등 대부분은 희망퇴직 계획이 없거나, 정해진 게 없는 상태다. 상반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데다, 예상보다 실적이 양호한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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