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본예산에 전액 반영한 대전은 숨통
매년 반복되던 ‘보육대란’이 내년 충청권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한 가운데, 충청권 교육감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재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대전ㆍ세종ㆍ충남ㆍ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이미 내년 본예산에 누리과정 예산 전액을 편성한 대전을 제외한 세종ㆍ충남ㆍ충북교육청은 이번 정부의 결정에 대해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가 어린이집 누리예산 2조679억원 중 42%인 8600억원을 국고로 지원하기로한 만큼 부족한 재원은 내년 추경에 편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세종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시ㆍ도교육감협의회에서는 100% 국고 지원을 주장한 만큼 이번 정부의 결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며 “2018년, 2019년은 얼마나 지원되는 지 결정된 것이 없다. 제도적으로 안정적으로 누리과정 예산이 확보될 수 있도록 타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충남교육청은 정부의 움직임과 도의회 예산심의 과정을 지켜본 뒤 미편성된 재원의 추경 편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며, 충북교육청은 이번주까지 수정 예산안을 제출하거나 세종과 충남처럼 내년 초 추경에 예산을 반영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미 본예산에 누리과정 예산 전액을 편성한 대전은 국고 지원분 만큼 예산 운용에 숨통이 틔게 됐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예산이 어떻게 내려올 지 모르기 때문에 지원되는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교육부가 지방채를 탕감해주는 방향으로 가도 재정상태가 열악한 교육청으로서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보육대란’이 2018년과 2019년에는 재발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날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지원 규모는 2017년만 합의된 것이고, 2018년 이후에는 어떻게 할 지 합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3년간 한시적인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의 약점과 더불어 지원규모 마저 2018년부터 낮아질 경우 ‘보육대란’은 충분히 재발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와 시ㆍ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갈등을 겪은 것은 재정적인 어려움과 법령상의 문제였다”며 “이번에 국고로 8600억원이 지원돼 재정적인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법령 또한 특별회계가 신설된 만큼 법적으로 예산으로 편성해야되는 근거가 생겼기 때문에 예전처럼 편성을 안하고 버티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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