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비주류도 압박 박 대통령 4차 담화 촉각
여야가 헌정사상 발의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시점이 다가오면서 가결 정족수 200석 확보와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야 3당과 새누리 친박진영은 탄핵안 가부 여부에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캐스팅 보트를 쥔 여당 비주류 의원들에 대한 압박과 회유에 나서고 있다.
비박계 의원 역시 탄핵안 처리시한이 다가오면서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이르면 6일이나 7일 탄핵안 국회 표결에 앞서 제4차 담화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막판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야 3당은 무소속까지 포함해 172명의 찬성표가 확보됐다고 보고 있다. 최소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28명의 찬성표를 끌어내야 탄핵안 가결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여당 비주류에 최소 35명 찬성표가 확보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이 모두 표결에 참여할지 장담할 수 없다.
또 참여한다 해도 무기명 투표에서 찬성표를 반드시 던진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절대 안심할 수 없어 야권의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주류 의원들의 ‘변심’을 막도록 일일 비상 의원총회와 100시간 연속 팟캐스트, 국회 앞 촛불집회 등을 통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루비콘 강을 건넜고 탄핵의 외길만 남았다”며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약속하더라도 탄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 친박계도 비주류에 대한 압박과 설득을 병행하며 결사 항전을 불사하고 있다.
전날 비주류 측에서 박 대통령의 ‘4월 퇴진’ 수용 입장 발표와는 별개로 탄핵 표결에 참여키로 방향을 정하자 당이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일각에선 비주류 의원들을 대상으로 물밑접촉, 탄핵열차에서 이탈토록 하는 전략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내 비주류 역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총의를 모았지만, 실제 찬성-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의원 개개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주류 내부에서는 강경파와 온건파에겐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되고 있다.
강경 파는 ‘대통령의 입장표명 여부와 관계없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탄핵 표결에 동참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지만, 여전히 온건 성향의 일부 비주류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구체적인 퇴진 시점을 밝히면 탄핵 대신 자진 사퇴로 가야 한다는 반론을 내놓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비상시국위에서 탄핵안에 찬성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며 “실제 하야 선언을 했으면 찬성이 많을지 반대가 많을지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9일 본회의에 앞서 제4차 대국민담화 또는 기자간담회 등의 형식을 통해 의견을 표명할 가능성이 제기, 탄핵표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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