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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정도가 심한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수술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체중감량은 물론 '삶의 질'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고도비만 수술은 식이·운동요법을 병행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살이 과도하게 찐 고도비만 환자는 대부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은둔생활을 하게 되고 사회와 고립되는 상황에 직면한다. 비만 예방·치료법으로 열량 섭취 조절, 신체 활동량 증가, 행동수정 요법 등이 있지만, 이를 실천해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래서 음식섭취량을 강제로 조절해주는 고도비만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13년 동안 고도비만수술을 시행해 온 이상권 대전성모병원 외과 교수를 만났다. 그는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천사 같은 존재다. 지옥 같았던 인생을 천국처럼 만들어 놓았기 때문.
강산이 변할 정도의 긴 세월동안 그를 거쳐 간 환자만 200명이 넘는다.
간담췌 분야를 전공했던 그는 복강경 수술을 자주 시행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고도비만 수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고도비만은 각종 암을 유발하게 되는데, 암중 췌장암의 경우 생존율이 5~10%에 불과하다.
이상권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는 암과 같은 준 악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이들은 사회와 벽을 쌓고 고립된 상태에서 지내기 때문에 사회적 문제화되고 있다. 동료나 심지어 가족으로부터 외면받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도비만에 관심을 두다가 모시던 스승과 함께 2003년 첫 수술을 시행했다. 이후 연수를 통해 해외 선진도시에서 배워오는 등 고도비만수술을 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술받은 환자가 만족감을 드러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이 교수는 “고도비만수술은 단순한 체중감량이 아니라 환자에게 나타나는 합병증이 좋아진다. 당뇨병은 80% 정도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둔생활을 했던 환자가 다시 사회로 나올 때 의사로서 자부심을 갖게 된다.
이 교수는 “수술 받은 환자로부터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면서 “체중이 계속 줄기 때문에 옷을 사지 말라고 해도 소용없다. 비만환자들이 사회에 나오는 것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고도비만수술 방법은 '위 조절 밴드술', '위 소매 절제술', '위 우회술'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위 조절 밴드술'은 위의 상부에 압력이 조절 가능한 밴드를 둘러서 음식물을 저장하는 위의 크기를 줄이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법은 연예인 사망사건으로 급격히 줄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법은 '위 소매 절제술'이다. 위의 종축을 따라 소매 모양으로 위를 절제해 위 용적을 줄이고 섭취량을 제한하는 수술이다. 수술 시간이 짧고 간단하며 합병증도 비교적 적으나 체중 감량 효과는 '위 우회술'보다는 다소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우회술'은 위를 식도 부근에서 작게 남기고 잘라서 나머지 위와 분리한 후 소장과 연결해 주는 수술 방석으로 섭취량 제한과 흡수 제한의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수술 난이도가 높아 아무나 할 수 있는 수술법은 아니다.
고도비만수술 분야 전문의인 이 교수는 지난달 '위 우회술'을 대전ㆍ충청지역 최초로 시행한 바 있다.
이 교수는 “고도비만환자의 5년내 사망률이 수술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와 비교 시 89% 정도 줄어든 것으로 보고 됐다”면서 “수술은 처음부터 하는게 아니고 식이요법, 운동요법, 생활개선 등을 시행한 뒤 진행한다”고 말했다.
고도비만수술의 위험성은 다른 질환과 비교 시 그렇게 높지 않다는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이 교수는 “외과적으로 고위험도 수술이라고 하면 신장수술, 췌장암을 들 수 있다”며 “비만수술은 거기에 못미치고 담낭 절제술 정도의 위험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만이 갖는 강점은 전문 팀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고도비만은 모든 질환이 포함돼 있어서 산부인과, 내분비내과, 신장내과 등이 하나의 팀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것”이라며 “수술은 혼자 하지만 환자 관리는 전문 팀이 한다는 점이 저희 병원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수술비가 천만원 단위로 다소 비싼 편이다. 하지만, 당뇨병과 고혈압약을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비용을 회수 할 수 있어서 수술을 받는게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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