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영 문화부 기자 |
이런 가운데 지역공연계에서 대전예술의 전당(이하 예당)이 크레믈린으로 불리고 있다.
최근 2년여 전부터 소문, 설로만 떠돌던 예당 직원들의 '편법을 이용한 대학원 수강'이 뒤늦게 사실로 밝혀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그동안 예당은 지역 문화계에서는 '지역 예술인 외면', '문턱이 높다'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당연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적인 것을 요구하는 예술행정 등 박사과정은 지역문화발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권장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적법한 절차가 아닌, '편법'을 이용해 대학원에 다녔다면 제재를 해야 한다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더욱이 최근 2014년 직원들의 출장 중 대학원 수강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예당 내에서는 '내부고발자 잡기'에 혈안이 된 모습에 안타깝기 짝이 없다.
예당 소관 실국인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9월,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실시되기 이전에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 징계요구를 하지 않은 채 묵인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시 감사관실은 지난 29일부터 예술의 전당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 짓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출장비 수령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감사관실의 감사 역시 걱정되는 이유다.
자신이 입을 손해가 뻔한데도 '폭로'를 하는 이들의 심정은 어떤 것인가.
이번 일을 계기로 피부로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물집이 곪으면 터지고, 꼬리가 길면 밟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매번 지역 문화예술기관은 똑같은 논란에도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고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문제의 발단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바꿔야 하는 것은 예당의 폐쇄적 문화란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아직은 힘있는 자들의 세상, 밟히는 건 말없이 일하는 직원들 뿐…' 예당의 한 직원이 내부 분위기와 관련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폐쇄적인 모습이 바뀌지 않는 조직은 희망이 없다.
박수영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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