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과 밭 등 충남의 땅과 바다에서 나온 먹을거리가 지역민들의 손에서 제품으로 탄생해 서울 등 전국 각지의 백화점과 홈쇼핑, 해외 마켓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역에는 생산 및 제조과정을 체험하려는 관광객까지 몰린다. 이것이 6차산업이다. 고령화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는 농촌을 살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사진=충남도 제공. |
1500년 역사 한산소곡주 밀주 단속에 고사 위기에서 세계적 술로…국제행사 만찬 단골 대접
곡류 경작에서 판매, 소곡주 체험마을까지 유명세…영국, 벨기에 주류품평회서도 ‘최고상’
고령화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는 농촌을 살릴 대안은 6차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남도는 농업을 활용한 새로운 융복합 사업으로 신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4일 도에 따르면 올해 136개 충남 업체가 롯데백화점 본점과 강남점, 영등포점 등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6차산업 제품을 판매했다. 여기에 롯데닷컴과 CJ 홈쇼핑 등에도 진출했고 일산킨텍스와 이천아울렛 등에서 열리는 각종 박람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참여 업체들은 구기자부터 소곡주, 밤 등 지역 향토자원을 활용했다. 마을주민 20명 이상이 공동 운영하는 두레기업도 참여했다.
단순 판매에서 나아가 6차산업 제품을 활용한 레스토랑 운영, 체험마을, 해외 진출 등 다양한 판로확대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도는 지난 10월 베트남 호치민시의 창고형 할인점과 기업 마켓, 재래시장 등에서 금산인삼과 대천김, 서산누나떡볶이 품평회를 열고 현지 유통업체를 통한 수출을 추진키로 하는 등 인근 국가부터 시작하는 해외 판매 시장조사에 나섰다.
이런 활동을 토대로 타 시ㆍ도의 모범이 되고 있는 충남의 6차산업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우수성도 인정받고 있다. 올해만 도에서 5개 업체가 수상 실적을 거뒀다.
제2회 농식품 상생협력경연대회에서 호두과자 업체인 천안당이 우수기업 표창을 받았다. 제5회 김치품평회에서는 계룡시의 황제맛김치가 최우수상을, 2016 6차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충남도가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화훼류를 직접재배해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에 원료를 납품하고 튤립축제를 여는 등의 활동을 한 태안군의 네이처영농조합법인은 지난 4월 이달의 6차산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일자리 창출과 판로확대에 따른 소득증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난 9월에는 흑삼을 베트남에 수출하고 관광사업으로 연결한 금산흑삼주식회사가 같은 상을 받았다. 이 업체는 2년 사이 매출이 4배 이상 성장했다.
한산소곡주는 전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술인 동시에 가장 명확한 6차산업 성공사례다. 집에서 담가 먹던 술이 한국 대표가 된 것이다.
1500년의 전통을 가진 한산소곡주는 무려 2011년까지 밀주 취급을 받았다. 가을 추수가 끝나면 서천 한산면의 300여 가구에서 각자의 전통과 비법대로 소곡주를 담가 먹었는데 1년에도 몇 차례씩 밀주 단속 대상에 포함돼 몰래 제조하거나 명맥이 끊길 뻔한 상황까지 몰렸었다.
그러던 중 주민들과 서천군의 노력으로 2009년 소곡주특구 지정을 받고 2011년 첫 번째 주류면허가 발급돼 양지로 나왔다. 현재 48개 업체가 정식 면허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한ㆍ중ㆍ일 정상회의를 비롯해 각종 국가ㆍ국제행사 만찬테이블에 한산소곡주가 올라가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4월 중국 차세대 리더인 천민얼(55) 구이저우성(貴州省) 당서기의 마오타이주 자랑에 한산소곡주로 응수하기도 했다.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한산소곡주는 벨기에에서 열린 세계 3대 주류품평회 ‘2014년 몽드셀렉션’에서 금상, 영국 주류품평회(IWSC) 증류주(Spirits)부문에서 브론즈 메달, 한국전통식품 베스트5 선발대회에서 전통주류부문 최고상(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산소곡주는 한발 더 나아가 한산모시식품, 한산모시문화산업과 함께 서천군 전체의 6차산업화를 주도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막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산소곡주로 인해 서천에서는 찹쌀과 멥쌀 등을 1만 1228ha에서 경작하고 있다. 1차산업이다.
2차산업으로는 48개 소곡주 제조업체, 208개 가양주 업체가 있다. 3차산업으로 관광지와 홍보관 등에서 소곡주가 판매되고 있으며 소곡주체험마을도 운영되고 있다.
정송 충남도 농정국장은 “농산물을 통한 6차산업화를 성장동력으로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해 농업과 농촌과 농업인이 잘 사는 3농혁신의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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