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새벽 탄핵안 발의..8일 본회의 보고, 9일 표결
가결 정족수 200석..새누리 최소 28명 찬성해야 가결 가능
박 대통령 퇴진 표명 표결 변수 작용할 듯..거세진 촛불 영향도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멈춰섰던 ‘탄핵열차’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탄핵열차는 오는 9일 국회 본회의 표결까지 정차 없이 달리며, 종착역은 ‘가결’과 ‘부결’, 둘 중 하나다.
야(野) 3당은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3일 새벽 발의해 9일 표결에 나선다. 흔들렸던 ‘탄핵 단일대오’를 회복한 후 배수진을 쳤지만 이들의 종착역인 ‘가결’까지의 여정은 험난하다.
탄핵안 가결의 키를 쥔 새누리당 비박계가 입장을 선회해 ‘4월말 퇴진’에 무게를 두고 있을뿐더러 박 대통령이 퇴진 시점을 밝힐 경우 표결에 동참하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이다.
친박과 비박 모두 탄핵을 피하자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당론으로 ‘4월 퇴진·6월 대선’을 채택했지만 야권은 부결 가능성과 상관없이 표결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탄핵열차는 계속 달릴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은 지난 3일 새벽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단일안을 공동 발의했다.
탄핵안에는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소속과 무소속 의원 171명이 서명했다. 탄핵안은 오는 8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 9일 표결에 부쳐진다.
탄핵 정족수는 재적인원 3분의 2인 200명으로, 정세균 국회의장을 포함해 여권에서 최소 28명의 찬성표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탄핵안 처리의 캐스팅보트를 쥔 새누리당 비박계는 탄핵 강행에서 한발 물러나 박 대통령에게 명시적인 조기퇴진 로드맵을 제시했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박 대통령에게 오는 7일 오후 6시까지 정확한 퇴진시점(내년 4월)을 밝히고 모든 국정을 총리에게 넘기는 2선 후퇴 표명을 촉구한 상태다.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9일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이 탄핵 표결 이전에 퇴진시한과 2선 후퇴 등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박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내년 4월 퇴진과 2선 후퇴를 수용할 경우 탄핵안 표결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권은 박 대통령의 조기 퇴진 선언 여부와 상관없이 탄핵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탄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지난 3일 촛불집회 이후 강공 드라이브로 뜻이 모아진 분위기다.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참가자가 전국 232만명을 기록,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다. 집회는 그동안 축제분위기와 달리 엄숙하고 진지했고, 민심의 화살이 여야 정치권을 향하기 시작했다.
이를 의식하듯 민주당 추미애·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일제히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한편 탄핵안 관철을 약속했다.
비박계를 향해서도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추 대표는 “그렇게 당하고도 친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비박의 결정에 인간적인 연민마저 느껴진다”며 꼬집었고, 박 원내대표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탄핵열차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탄핵 찬성을 독려하는 홈페이지도 등장해 온라인에서도 탄핵 운동이 본격화됐다. 개설 하루만에 40만명이 청원 운동에 동참했고, 탄핵에 동참하라는 이메일을 지역 국회의원에게 보내고 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4월 퇴진’ 수용 여부와 거세지는 촛불민심에 따른 여권 비박계의 입장 변화가 탄핵 정국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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