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3당 박 대통령 탄핵안 살펴보니..헌법 11개항 위배
제3죄 뇌물죄, 비밀누설 혐의, 세월호 참사 대응 실패 등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집행에서 헌법과 법률을 광범위하고 중대하게 위배했다.”
야(野) 3당이 발의한 ‘대통령 탄핵소추안’ 2쪽에 적힌 내용이다. 야당은 탄핵안을 발의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하며, 박 대통령이 “헌법 질서의 본질적 내용을 훼손·침해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국정을 법치주의가 아닌 최순실 등 비선조직에 따른 인치주의로 운영해 법 규정을 비롯한 헌법수호와 헌법준수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 탄핵안에 담긴 탄핵사유는 크게 헌법 위배행위 5항목과 법률 위배행위 4항목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위배한 헌법은 ▲국민주권주의 ▲대통령의 헌법수호 의무 ▲대의민주주의 ▲국무회의에 관한 규정 ▲언론의 자유 ▲대통령에게 부여된 공무원 임명권 등이다.
헌법위반 행위로는 최순실 씨 등 측근 인사들이 정책에 개입하고 국무회의에 영향력을 행사토록 했다는 점에서 대의민주주의 의무를 위배했다고 설명했다.
비선실세들이 인사에 개입토록 했다는 점에서 직업공무원제를 위반했고, 사기업에 금품 출연을 강요하고 뇌물을 수수했다는 점에서 국민 재산권 보장과 시장경제질서·헌법수호 의무도 위반했다고도 지적했다.
여당이 난색을 표하면서 당초 논란이 됐던 ‘세월호 7시간’ 역시 ‘생명권 보장(헌법 10조)’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포함됐다.
탄핵안은 “대통령은 최고결정권자로서 피해상황이나 구조 진행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 않은 직무유기에 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법률 위배 행위 중에는 제3자 뇌물죄가 대표적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강제 모금과 롯데그룹 추가 출연금, 최순실에 대한 특혜 제공 등을 들어 뇌물죄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강요죄, 공무상비밀누설죄 등을 적시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삼성그룹과 SK, 롯데 등의 360억 출연을 뇌물로 판단했고, 롯데가 70억원을 추가 출연한 것에도 뇌물죄와 직권남용, 강요죄를 적용한 것이다.
탄핵안은 “적어도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특별사면, 면세점 사업권 특허신청, 검찰 수사 등 직접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었던 삼성, SK, 롯데 그룹으로부터 받은 돈 360억원은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 뇌물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KD코퍼레이션으로부터 최순실씨가 현금과 명품 핸드백을 받았다는 의혹도 뇌물로 판단했고, 대통령 연설문을 외부로 유출한 것에 대해서는 문서유출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됐다.
정윤회 문건 의혹을 보도한 세계일보 사장을 교체하는 등 언론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위배했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탄핵안에는 민주당 121명, 국민의당 38명, 정의당 6명, 무소속 6명 등 171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탄핵안은 오는 8일 본회의에 보고된 뒤 9일 표결에 부쳐진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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