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수(왼쪽)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김수동씨. |
“내가 죽기 전에 아들이 똑바로 걷는 모습을 보는 것이 평생소원이었는데, 그 소원이 이제야 이뤄졌네요.”
고령의 어머니는 의료진의 손을 꼭 잡고 한없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대구에 사는 김수동(50)씨는 선천성 소아마비였다. 오른발과 왼발은 비대칭이었고 살면서 오른쪽 발은 변형된 채 굳어져 항상 절뚝거리며 걸어야 했다. 근육과 힘줄에 더 심한 변형이 생기지 않도록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전부였다.
이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동안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지만, 수술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말뿐이었기 때문이다.
수술을 포기한 채 건양대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던 김씨를 우연하게도 정형외과 이기수 교수를 만나게 됐다.
족부 전문인 이 교수는 김씨의 발을 유심히 살펴보고는 연구실에서 김씨의 각종 검사결과를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여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술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환자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지난 9월 김씨는 수술대에 올랐다. 심하게 변형된 족부관절은 골 성형술로 교정하고, 힘줄 이전술 및 아킬레스건 연장술을 통해 변형된 힘줄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인데 결코 쉽지 않은 대수술이었다.
이 교수는 수술을 마치고 김씨의 어머니에게 수술결과가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씨 어머니는 “내 평생소원을 풀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항상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어 살아왔는데 이제부터 새 삶을 사는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세심하게 돌봐준 의료진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환하게 웃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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