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퇴진 놓고 여야 공방 본격 시작
새누리 주류 “국회가 대통령 임기단축 논의해야”
민주·국민의당 “담화는 꼼수, 탄핵가야” 협상 거부
여야 정치권은 30일 박 대통령의 퇴진 문제를 놓고 격전을 벌였다.
여권 주류는 임기 단축을 위한 개헌을 주장하며 야권의 협상 참여를 요구했지만 야권은 조속한 퇴진으로 맞서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이 임기 단축을 포함한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면서 연말 탄핵 정국이 더욱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와 주류는 여야간 협상을 촉구하면서 공세를 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헌법에 보장된 임기를 채우지 않고 중간에 퇴진하겠다고 한 만큼 이제 국회가 답해야 한다”며 여야간 조기 퇴진 로드맵에 대한 합의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야권이 전날 박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를 ‘꼼수’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선 “국회의 권능을 스스로 무시한 지나친 피해의식”이라며 “국회가 역할을 못하면 ‘무기력 집단’으로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속뜻이 꼼수건 아니건 국회가 대통령 사임 시기를 결정하면 된다”며 “내년 6월 대선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대통령 퇴임시기는 내년 4월말 이전에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헌이 전지전능한 해법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광장의 함성을 통해 반영된 국민의 바람을 이어갈 수 있는 첫 걸음은 될 것”이라며 개헌을 임기 단축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여야 협상에 응하지 않기로 뜻을 모으며 ‘탄핵 단일대오’를 유지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여야 협상을 거부하기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의 무조건적인 하야와 탄핵 강행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탄핵안 통과를 위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동참도 촉구했다.
야3당은 기존 합의대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새누리당 비주류에서 여야 협상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9일 표결 가능성도 열어놓는 분위기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대통령의 임기중단·퇴진을 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헌법상 탄핵소추”라며 “박 대통령 진퇴 문제는 탄핵안 통과 후에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으로 구성된 비상시국회의는 박 대통령의 사퇴 시한을 내년 4월말로 제시하고 여권 주류측이 주장하는 임기 단축을 위한 개헌은 명분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선 “8일까지 여야의 협상을 지켜본 뒤 불발될 경우 이튿날 탄핵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가결을 위한 의결 정족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황영철 의원은 “탄핵안에 찬성하겠다는 의원 숫자가 40명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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