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의 학교폭력 근절 노력과 달리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3년 1만7749건이었던 학교폭력은 지난해 1만9968건으로 12.5%p(2219건) 증가했다. 대전 지역도 2014년 835건, 지난해 829건 등 8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학교폭력까지 합치면 더 많은 학생들이 고통받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날로 교묘해지고, 은밀해지는 학교폭력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최근에는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이 발달하면서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 반복적으로 심리적 공격을 가하거나 특정 학생과 관련된 개인정보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는 사이버 따돌림과 언어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생은 물론 교직원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기별로 1회 이상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연2회 학교폭력실태조사를 통해 학교폭력 현황을 파악해 대처하고 있지만, 이 같은 활동만으로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일부 가정에서는 '학생들은 원래 싸우면서 크고, 이러한 행동은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생각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지속ㆍ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바른 인성으로 자라가는데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학교에 모든 것을 의존하기 보다 가정에서도 학교폭력의 징후가 있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학교폭력 징후=학교폭력 징후는 교사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파악할 수 있다. 가정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학생이 큰 상처를 입기 전인 초기에 학교폭력을 차단할 수 있다.
가정에서 파악할 수 있는 피해학생의 징후는 다음과 같다.
학교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학원이나 학교에 무단결석을 하고, 갑자기 학교에 가기 싫어하거나 전학을 가고 싶어한다면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또 학용품이나 교과서가 자주 없어지거나 망가져 있는 경우, 친구의 전화를 받고 갑자기 외출하는 일이 많아진다면 학교폭력을 의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작은 일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거나 학교에서 돌아오면 배가 고프다며 폭식하는 경우도 학교폭력을 의심할 수 있는 징후다.
가해학생도 가정에서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
부모와 대화가 적고, 반항 및 화를 잘내거나 사주지 않은 고가의 물건을 가지고 다니며, 친구가 빌려준 것이라고 한다면 의심해 봐야한다.
이와 함께 자신의 문제 행동에 대해 이유와 핑계가 많거나 과도하게 자존심이 강하고, 친구관계를 중요시하며 귀가 시간이 늦거나 불규칙하다면 가해학생의 징후로 볼 수 있다.
▲학교폭력 대처 방법=신체폭력이 발생한 경우 현장에 있던 모든 증거자료는 추후 법적, 의료적 분쟁이 있을 시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이를 섞거나 없애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응급조치한 내용이 있다면 빠짐없이 기록해놔야 한다.
언어폭력은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는 구체적인 말을 하거나 인터넷, SNS, 문자메시지 등으로 퍼트리는 행위이므로, 학교와 가정 모두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이버폭력은 평소에 욕설이나 협박성 문자가 와도 어떠한 대응을 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인터넷 게시판이나 안티카페 등에서 공개적인 비방 및 욕설의 내용을 저장해 증거로 남겨둬야 한다.
교사 중 피해·가해학생을 강제로 한 자리에 불러 모아 화해시키거나 오해를 풀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피해학생은 극심한 공포와 위압감을 느끼게 되므로, 이같은 조치는 절대로 하면 안 된다.
피해학생이나 현장을 목격한 학생 중 학교에 신고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학교폭력신고센터(117)나 받는 사람을 #0117로 해서 휴대전화 문자로 신고할 수 있으며, '안전드림'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도 신고할 수 있다.
▲재심신청=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에서는 사안조사 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해 가·피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하게 된다.
이때 자치위원회의 조치에 불만이 있어 갈등이나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때 가·피해학생 및 보호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재심청구 기간은 조치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그 조치가 있음을 안 날부터 10일 이내다.
가해학생은 전학이나 퇴학의 조치가 내려졌을 경우에만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재심기관의 판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치가 유보된다. 전학이나 퇴학이 아닌 정학이나 기타 다른 조치에 대한 이의는 행정심판을 제기해야 한다. 행정심판은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이나 부작위로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받은 국민이 이를 회복하기 위해 행정기관에 제기하는 권리구제제도다.
학교장의 조치에 대해서는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 청구해야 하며,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이 지나면 청구하지 못한다.
전·퇴학 조치를 받아 재심을 청구한 가해학생의 경우 재심기관의 결정에도 이의가 있다면 결과를 통보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
단, 행정심판은 행정청의 처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국·공립학교가 아닌 사립학교 재학생은 학교와의 관계가 사법관계에 해당돼 사립학교를 행정청으로 볼 수 없어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없다. 또 행정심판 및 소송 청구는 재심청구와 달리 조치가 유보되지 않으며, 법원에서 집행정지 결정을 해야만 유보된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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