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으로 인한 학교폭력 신고 증가세
대전 지역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부모의 이름을 별명으로 부르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모의 이름은 물론 직업이 별명이 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방의 부모를 비하하는 등 인성교육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별명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외모나 성격 따위의 특징을 바탕으로 남들이 지어 부르는 이름’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별명을 친근감의 표시가 아닌 비하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부모의 직업에 따라 ‘사시미’, ‘목사X’ 등의 별명을 붙여 직업을 비하하거나 또래간 계급을 나눴고, 심지어는 아버지나 어머니의 이름 자체가 별명이 되기도 했다.
자신의 이름이 아닌 부모의 이름으로 불리는 학생들의 경우 이름 뒤에 욕이라도 붙으면 심한 모욕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패드립(패륜적인 생각이 담긴 글을 올리는 것)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학생들은 패드립과 관련된 글을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하고 있는 반면, 학교에서는 이에 대한 관심이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잘못된 문화가 자리잡았다는 설명이다.
언어폭력으로 인한 학교폭력 신고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28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초등학교 84건, 중학교 492건, 고등학교 248건 등 총 824건에 달한다.
이중 신체적인 폭행으로 인해 신고된 428건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신고된 유형은 정보통신 폭력(70건)과 명예훼손 및 모욕(61건)일 만큼 언어폭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언어폭력으로 인한 신고 건수는 2014년 108건(명예훼손 및 모욕 60건, 정보통신 폭력 48건)에서 지난해 131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명예훼손 및 모욕은 초등학교 2건, 중학교 35건, 고등학교 23건, 정보통신 폭력은 초등학교 6건, 중학교 49건, 고등학교 15건으로,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인 중학교에서 언어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지도나 학교폭력 예방교육에서 모욕에 관련된 부분을 교육하는데, 잘 안지켜지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다”며 “앞으로 연수를 통해 교사들이 이같은 사안에 대해 숙지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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