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원자력연구원에 반입된 사용 후 핵연료를 둘러싼 불안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유성구민들이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관련된 예산의 삭감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와 유성구민들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창조과학부가 원자력기술개발사업 명목으로 국회에 제출한 관련 예산안 중 1000억원의 삭감을 요구했다.
‘파이프로세싱’이라 일컬어지는 사용 후 핵연료 건식재처리 연구비가 포함된 핵연료 주기사업(525억원)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회견에서 “생명체에 치명적인 강한 방사능을 내뿜는 문제로 고준위 핵폐기물인 사용 후 핵연료 문제를 해결한 나라가 아직 없는데, 우리 정부는 2013년에 발족한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를 2년이라는 짧은 기간 운영한 뒤 처분방식에 대해 국민적 합의 없은 물론, 재처리 처분 방식으로 미리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미래형원자로 시스템 개발 분야를 위한 예산(464억)의 감액도 요청했다.
이들은 “재처리 처분 방식은 사용 후 핵연료의 피복을 절단하고, 전해환원과 전해정련, 전해제련 등의 공정을 반복해 우라늄을 분리한 뒤 그것으로 제3의 핵연료를 만들어 소듐고속로로 태우고 영구 처분하는 것”이라며 “천연우라늄으로 제조한 핵연료와 달리 불순물이 많이 섞여 소듐을 냉각제로 한 소듐고속로에서만 쓰이기에 연구비가 곱절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와 원자력연구원은 위험천만한 계획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실행하려 하고 있다”며 “원자로에서 생성된 핵물질은 결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재처리과정에서 방사능 물질을 유출하고 무수한 중저준위 핵폐기물만 양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문제에도 국회 미방위와 예결위가 관련 예산을 통과시켰다고 질타한 뒤, 본회의만큼은 절대로 예산을 통과시켜서는 안된다고 부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면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면서 국민이 공감할 만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그것은 핵재처리와 고속로 연구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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