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최초 의심신고가 접수된 이후 현재까지 가금류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 판정된 지역은 전남 해남과 무안, 충북 음성과 청주, 충남 아산, 경기 양주와 포천, 전북 김제 등 5개도 8개 시·군에 달한다. 충북 도내 최대 오리 산지인 음성군과 진천군은 AI 발병으로 가금 축산 기반이 사실상 붕괴된 상황이다. 닭·오리 등 54만여마리가 살처분됐고, 앞으로 추가 살처분 가능성도 높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 농가에 보급된 소독약 일부가 AI 바이러스 효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검역본부가 올해 1월 30일부터 5월 31일까지 방역용 소독제의 효력을 전수 검사한 결과 총 27개 제품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검역본부는 홈페이지에 해당 제품명을 공개하고 농가에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일부 축산농가는 아직도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일제 소독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우려를 낳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무서운 기세로 번지는 고병원성 AI의 원인 바이러스가 심각하게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가 AI가 발생한 지역에서 분리한 H5N6 바이러스 4건을 분석한 결과 유전자 변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AI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율은 1% 안팎이었으나 이번엔 최대 10%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방역의 실패로 재조합된 다양한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어 인체 감염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바이러스 검사만 제대로 해도 AI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매년 겨울 반복되는 AI 재해를 막기위해선 기존 매뉴얼에 의존한 대책이 아닌 방역대책의 근본적이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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