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교사 지도 어려움ㆍ이동수업 혼란ㆍ평준화 제외고 낙후 등도 지적
천안 고교평준화 시행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산에서도 평준화를 추진하자는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충남도의회와 충남교육청이 ‘(성적)상향평준화’에만 초점을 맞춘 채 불필요한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
고교평준화 정책의 방점은 ‘평등 교육’에 찍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도의회에 따르면 최근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면서 천안 고교평준화에 대한 평가가 교육위원회의 큰 관심사였다.
의회는 전체적으로 평준화 성공여부부터 교사들의 지도 어려움, 평준화고 이동수업에 따른 교실 혼란, 평준화 제외교의 낙후, 아산 평준화 여론에 대한 도교육청의 준비까지 다양한 시점에서 이 정책을 다뤘다.
평준화 정책은 현재 설문 자료만 보면 학생은 대체적으로 만족하지만 교사들 사이에서 고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고교평준화로 인한 학교배정 만족도는 도교육청의 설문 결과 학생 71.4%가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유는 통학 시간 감소가 가장 컸다. 만족하지 않는 학생은 4.6%였다.
반면 일부 교사들은 불만이다. 남궁환 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학생들은 가까운 곳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는 여론이 많은 반면, 교사들 입장에서는 성적으로 따졌을 때 우수한 집단과 기초학력 갭이 너무 커서 지도하는데 어렵고 나아가 생활지도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밝혔다.
영어와 수학 교과 등에서 이동수업도 진행하는데, 이진환(새누리·천안7) 의원은 학생들의 혼란을 우려했다.
평준화 제외고인 목천고는 다른 학교에 비해 낙후되고 소외된다는 의견도 냈다. 이 의원은 “목천과 병천 학생들이 평준화 학교에 지원해서 간다”며 “목천고를 평준화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이 의원은 “아산에서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평준화 실시 여론이 일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도교육청의 생각을 묻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그러나 평준화에 따른 이동수업 혼란과 교사들의 어려움에 공감한다는 취지의 답변만 했다. 목천고의 평준화 포함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고 아산지역 평준화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결국 도교육청은 교육위의 “고교평준화가 성공이냐, 실패냐”는 반복된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다만 “상향평준화라고 하면 대입 성과 등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라며 “신빙성 있는 자료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인데 내년 이런 결과 확보되면 평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성적 상향평준화만 염두에 둔 셈이다.
결국 이 의원은 “반쪽짜리 평준화”, 장기승 의원(교육위원장·새누리·아산3)은 “상향평준화라는 용어가 걸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불성실한 답변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도교육청은 앞서 평준화에 따른 성적 하락 우려에 ‘상향평준화’로 일관되게 대응해오기도 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양 기관의 성적 공방에 염증을 느꼈다.
천안의 학부모 장모(48)씨는 “전에 천안에서는 학교 서열에 따라 학생 서열도 생기고, 교복에 따라 문제아라는 눈치를 받았으며, 부모는 자녀가 다니는 학교도 마음대로 말하지 못하고 다녔다”며 “평준화 정책은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차별이 없는 평등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일침 했다.
내포=유희성ㆍ천안=김경동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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