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형성하는 소프트웨어 발굴에 힘써야 할 때
행복도시 건설 총사업비 22조5000억원. 오는 2030년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자족도시 완성을 위한 3단계 사업 중 2단계 사업이 올해부터 시작됐다. 대한민국의 중심 도시를 넘어 세계적인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이미 1단계 사업을 통해 부족하지만 인프라는 그런대로 갖춰졌다. 그러나 행정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를 이끌어갈 기능적인 면에서 아직도 부족한 면이 많다. 이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도시 역량을 키워나가기 위한 내실 다지기에 올인해야 한다.
27일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행복도시는 ‘행정기능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이 조화된 복합자족도시’를 지향하며 1단계(2007~2015년ㆍ초기단계)를 비롯해 2단계(2016~2020년ㆍ성숙단계), 3단계(2021~2030년ㆍ완성단계)로 나눠 건설된다.
정부가 8조5000억원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4조원을 각각 투입하는 행복도시 건설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지금까지 국조실, 인사혁신처 등 40개 중앙부처 및 소속기관이 이전한 상황이다. 근무자 역시 1만5000여명에 달한다. KDI(한국개발연구원) 등 14개 정부출연연구기관도 이전했다. 이곳 근무자는 3000여명에 달한다.
인구는 2011년 말께 875명에서 지난달 14만2204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행복도시 평균연령은 32세이며, 출산율은 1.9명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행복도시 1단계 사업은 하드웨어를 갖추는 도시 건설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행복청이 제시한 비전과 같이, 자족기능까지 갖춰질 때 비로소 행복도시는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갈길이 멀다.
교육시설 및 기관, 상업시설 등 정주 기능은 어느 정도 구축됐다. 행복청은 세계적 명품도시를 건설하고자 ‘도시 특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도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축물 투어가 가능한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공공부문에서의 건축물 특화가 행복청의 자랑거리다.
여기에 앞다퉈 들어선 공동주택 역시 거주민들에게는 특화된 주거공간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정 아파트는 프리미엄 수준도 높다.
도시의 경제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상업지역 특화 역시 행복도시 건설의 또다른 특화 요건이다.
하지만, 도시 건설 중반기로 접어들면서 하나 둘 행정, 건설, 경제 등등에서 작은 균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세종시와 행복청간 사업 주체 경쟁을 비롯해 특화를 위한 설계공모에서의 잡음, 중소상인간 마찰 등등 미세 균열이 자칫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 행복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자족기능은 물론 지역 경제를 좌우할 기업 유치가 아직은 초기 상태여서 도시의 경제기반 구축과 인구 유입의 선순환 구조 마련이 현실적인 과제다.
인근 대전, 충남ㆍ북 등 지역간에는 갈등과 대립ㆍ대결이 아닌 상호 상생을 위한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행복도시 구성원인 시민들의 의식 구조와 사고 역시 세계적 명품도시 답게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
행복청 관계자는 “도시가 성숙해지려면 필요한 것들이 많고, 주변 도시와의 다양한 네트워크 등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상호 연결고리를 수없이 만들어놓았으며 행복도시 독자적인 발전이 아닌, 주변 도시와의 동반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머리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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