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공연문화 구심점 사라져 아쉬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대전 원도심의 문화공간들이 속속 문을 닫는 가운데 원도심의 거점으로 공연문화를 이끌었던 대전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도 내년 3월을 끝으로 8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건물주인 천주교 대전교구청이 현재 운영 기획사인 아신아트 컴퍼니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계속된 원도심 문화공간 폐쇄로 원도심을 중심으로 했던 지역문화 위축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인복 아신아트컴퍼니 대표는“매년 계약을 맺어왔던 천주교 대전교구측이 직접 교육시설 및 대관으로 운영하기 위해 이번 계약기간 만료를 끝으로 공연장을 비워달라고 했다”며 “내년 3월까지 아트홀 공연을 올린 뒤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지난 1971년 300석 규모의 가톨릭문화회관 개관은 대전연극의 대흥동시대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된 곳이자, 공연문화의 추억이 가득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동안 공백기를 거쳐 지난 2009년 공연기획사 아신아트컴퍼니가 소극장으로 새롭게 문을 열어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며 대전 원도심 공연문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곳이기도 하다.
현재 이 곳은 1년 365일 가운데 300일 상당의 연극, 뮤지컬 등 공연이 무대에 올랐고, 연간 5만여명의 관객들이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보다 술집일색이던 대흥동 일대를 소극장공연의 문화골목이자 대전의 대표 젊은이들의 거리로 바꾼 일등공신이라는 점에서 지역 문화계는 이 같은 재계약 불발 소식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프랑스문화원 대전분원을 비롯해 여행문화에 앞장서온 문화카페 도시여행자 등 젠트리 피케이션 현상으로 하나둘 원도심을 떠난 데 이어 소극장 문화를 주도해온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도 문을 닫게 되면서 원도심을 중심으로했던 지역 문화가 또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은숙 대전문화연대 대표는 “가톨릭문화회관은 단순히 연극 공연장 개념을 떠나 시민들의 추억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며 “한 단체의 공간이라기 보단 원도심 문화의 거리의 중요한 거점 공간인데 이에 대한 역사성과 추억을 포기하는 것 같아 헛헛한 마음을 감출 수 가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을 운영해온 아신아트 컴퍼니는 남은 4개월 여 동안 이전장소를 물색할 계획이다.
원도심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대흥동, 은행동 등 인근 250석 상당의 공연장을 마련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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