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2004년 창단해 어느덧 13년 차, 장수하는 모임이 있다. 바로 '대전 배구를 사랑하는 모임' 일명 '대전 배사모'라고 불리는 동호회다.
23일 수요일 저녁 갑작스럽게 쌀쌀해진 날씨에도 배구를 즐기기 위해 30~40명의 회원들이 대전 서구 갈마초등학교 체육관으로 모여 있었다. 회원들은 네트를 사이에 두고 블로킹과 서브 연습에 열중했다. 배구공이 터질 듯한 '퍽'소리를 날 정도로 내리 꽂는 강스파이크를 날리기도 했다. 강하고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리시브하자 곳곳에서 '와'라는 함성과 박수 소리가 체육관을 꽉 채웠다. 온 몸을 내던지며 연습하는 모습은 마치 프로배구 선수들과 같았다.
배구 동호회 대전배사모는 2004년 대전시청 배구 동호회 회원들을 주축으로 활동하는 지역 배구 동호인들이 모여 결성됐다.
현재 회원은 남자부 30여 명, 여자부 10여 명으로 약 5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역 동호회에서는 적지 않은 회원수를 자랑하지만, 이전보다 인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보다는 회원 수가 줄은 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회장 이순희(55) 씨는 “배구가 시민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실내에서 날씨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팀 스포츠로 협동심을 기를 수 있으며 몸싸움이 적고 초보자도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엘리트 선수들은 6인제 배구를 하면 반면 생활체육은 이보다 3명 많은 9인제로 나뉜다”며 “포지션 별로 활동 범위가 달라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습시간은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갈마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진행된다.
이곳에 오는 회원의 직장은 교사, 공무원, 회사원 등등 다양했다. 직장이 끝나고 난 후 배사모 회원들은 가정이 아닌 체육관에서 땀을 흘린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고된 업무와 스트레스를 이곳에서 해결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학생도 찾을 수 있었다.
이동관(18) 군은 “초등학교 때 배구를 배웠던 기억에 인터넷에서 동호회를 찾아 오게 됐다”며 “몇몇 친구들과 함께 즐기면서 공부의 스트레스도 날리고 살도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모(52) 씨는 “2004년 창단할 때부터 함께 하고 있는데 시청에서 근무하면서 대회에 나가기 위해 연습하다보니 승부욕이 발동하면서다”라며 “아마추어지만 함께 연습하면서 성적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래된 모임답게 올해 역시 대전 배사모는 저력을 과시했다. 제8회 합천황토한우 군수배 남녀 배구대회에서 남자 아마추어부 우승, 청주에서 열린 제39회 국무총리배 전국배구대회에서 남자부에서 준우승했다.
특히, 여성부가 강세를 보였다. 지역 내 리그에서 전후반기를 통합 우승을 거머줬으며 2010년 대전시장배 여자부에서 우승을 거뒀다.
이미정(43) 씨는 “건강관리와 함께 직장 외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다”며 “여성 회원도 많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구창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