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생들 선도부 지위 이용해 학교폭력도
#1.대전 A중학교 1학년 B학생은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화장실에서 잠복(?)하고 있던 선도부 선배에게 벌점을 받을 뻔 했기 때문이다.
1학년만 이용하는 화장실에 선도부 선배가 잠복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을 못했던 이 학생은 당시 친구와 선도부 선배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나누나 걸려 크게 혼이 났다.
#2.C중학교 2학년 D학생은 선도부 선배들이 교실에 들어와 불시에 화장을 했는지 안했는지 검사하는 시간이 가장 싫다. 검사 자체는 불만이 없지만, 검사 방법에 불만이 있다.
이 학생은 “선도부 선배들이 클렌징 티슈로 얼굴과 입술을 닦아 내는데, 화장품이 묻어나오지 않으면 한번 사용한 티슈로 계속해서 검사를 진행해 위생적인 부분에서 견디기 힘들다”고 밝혔다.
대전 지역 중ㆍ고등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선도부 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도부 학생들에게 교문지도, 벌점부여 등 막강한 권한이 위임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전 지역 대부분 중ㆍ고등학교는 학교폭력 예방, 교사들의 생활지도 업무 경감 차원에서 학생생활지도부, 또래지킴이 등 명칭은 다르지만 선도부 제도를 운영중이다.
하지만 선도부 선발에 특별한 기준이 없어 일부 자질이 안 되는 학생들도 선도부로 활동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한 학교에서는 선도부 학생이 지위를 이용해 유독 특정 학생만 감시하는 등 교모하게 괴롭혔던 것으로 드러나 학교폭력을 예방해야 하는 선도부가 오히려 학교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올바른 선도부 운영을 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교육청은 기본 현황 조차 파악하지 않는 등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학부모는 “과거와 달리 대부분 학생이 공부를 이유로 선도부에 지원하지 않으면서 일부 자질이 안 되는 학생들도 선도부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괜히 벌점을 받을까 두려워 선도부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학생도 있다. 교육청이 나서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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