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편의적 발상에 애먼 문화원 공간만 축소
대전지역 문화원들이 자치구들의 공간 마련 요구로 ‘울며 겨자먹기 식’ 한지붕 두가족 생활 위기에 놓였다.
자치구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은 문화원의 성격상 자치구의 요구를 거스릴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구민들의 문화향유 기회가 축소될수도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
22일 지역 5개구 문화원에 따르면 서구문화원이 내년 1월부터 문화원 내 2,3,4 층에 서구 평생학습관 입주로 한지붕 두가족 생활을 하게 될 상황에 처했다.
지난 2010년 문을 연 서구문화원은 지하 1층, 지상 6층, 건물면적 2700여㎡ 규모로 공연장 269석과 전시장, 취미교실, 향토사료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다.
서구평생학습관 입주로 그동안 문화원 공연장 연습실이 폐쇄된 것은 물론 문화원이 운영하고 있는 문화학교 역시 축소됐다.
내년 본격적인 학습관이 입주하면 문화원내 상당수 사업도 축소 위기에 놓인 셈이다.
지역 문화원의 한지붕 두가족은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구문화원의 경우 지난 2011년 중구문화원 내 주민센터가 입주해 현재 1ㆍ2층 중구문화원, 3층 대흥동 주민센터, 4층 중구 종합문화복지관이 문화원이라는 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덕 문화원도 대덕평생학습센터와 대덕문예회관 건물에서 얹혀 사는 더부살이 신세다.
지난 2013년 대덕문화원이 위탁운영해 온 대덕문예회관의 기간이 만료와 함께 여기에 대덕구 평생학습센터가 입주하면서 문화원은 사무실 1개를 얻어 운영 중에 있다.
풀뿌리 지역 문화의 중추적 기능을 맡아야 하는 문화원이 이렇게 더부살이 신세나 눈칫밥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문화원이 구청에서 운영비를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청장의 시각에 따라 문화관련 정책이 좌지우지 되면서 자치구들의 문화원들이 냉대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문화원 한 인사는 “이런 식으로 문화원이 쌓아 놓은 것을 뺏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문화원이 대부분의 운영예산을 구청에서 받다보니, 결국에는 구청장의 뜻을 거스릴 수 없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구문화원 관계자는 “건물 자체가 구청 건물이다보니 문화원은 2년에 한번씩 무상으로 사용 승인을 받아왔다”며 “이번 사용승인과 함께 평생학습관 입주키로 하고, 문화원의 문화학교는 5층으로 옮겨 축소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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