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예정대로 오는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하기로 하면서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ㆍ‘최순실 교과서’로 국정교과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당초 방침대로 공개 방침을 확정하면서 교육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예정대로 오는 28일 이준식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을 통해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현장검토본은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내용이 공개되고 그동안 베일에 쌓였던 편찬기준과 집필진 47명 명단도 함께 공개된다.
다만 편찬심의위원 16명은 한달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본이 나오는 내년 1월 이후 공개하기로 했다.
그동안 교육계 안팎에서는 김병준 총리 내정자가 국정화에 반대한데다 비선 실세 하나로 알려진 차은택 씨의 외삼촌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이 국정교과서를 추진한 핵심 인물로 알려지면서 국정교과서 추진을 보류할 것으로 관측돼 왔던 상황이었다.
정부의 강행 의지 재확인에 반발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발행 작업 이전부터 야권과 교육·시민단체들이 우편향, 독재·친일 미화 등을 주장한데 이어 보수성향의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교원단체총연합회도 “역사교과서가 친일·독재 미화, 건국절 제정 등 교육현장 여론과 배치되는 방향으로 제작될 경우 수용할 수 없다”며 국정 교과서에 반대 입장을 발표해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22일에는 전국 102개 대학 역사학자 561명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국정 역사교과서의 즉각 폐기를 요구하는 서신을 보내 “28일로 계획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의 공개를 취소하고 역사 전문가들의 압도적인 반대를 억누른 채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자의적으로 작성한 2011년 이전으로 돌아가서 역사과 교육과정을 새로 구성하게 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정부가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강행 의지를 보이면서 현장 검토본의 내용에 따라 교육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위기”라면서 “국정교과서에 반대입장을 보이는 시도교육감들이 많은 상황에서 일선학교 배포까지도 갈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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