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16명 가운데 친박 7명 뺀 의원 거취 주목
대안 보수세력 결집 동참 가능성 VS 당수습 먼저 미풍 그칠듯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계파갈등으로 새누리당에서 탈당이 현실화된 가운데 충청권 의원들의 행보에 촉각이 모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당에 실망한 보수세력 결집 명분에 따라 탈당행렬에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당 위기 수습이 먼저고 탄핵정국의 불투명성 탓에 당적을 쉽게 버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남 지사는 “생명 다한 새누리당 밀어내고 정당다운 정당 만들어 갈 것이다”고 말했고 김 의원은 “헌법 유린과 법치를 훼손한 대통령과 그 일파를 단죄해야 한다”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이들이 탈당을 공식화하면서 자연스레 충청권 의원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청권에는 지역구 14명, 비례 2명 등 모두 16명의 새누리당 소속의원이다. 친박주류로는 이장우(대전동구), 김태흠(보령서천), 최연혜(비례), 정우택 의원(청주상당) 등이다.
여기에 각각 원내부대표와 당직을 맡은 성일종(서산·태안),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박근혜 정부 국징기획수석을 맡은 유민봉 의원(비례) 등이 범친박계로 볼수 있다.
이들을 제외한 이은권(대전중구), 정용기(대전대덕), 박찬우(천안갑), 정진석(공주부여청양), 이명수(아산갑), 홍문표(홍성예산), 경대수(증평진천음성), 이종배(충주), 권석창 의원(제천단양) 등 9 명은 중립 내지는 비박계 의원들로 꼽힌다.
때문에 충청권 새누리 의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분당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다.
일각에선 원내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비주류 의원 30여 명이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만큼 일부 중진과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이는 탈당 행렬에 충청권 의원도 함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만큼 보수 내 대안세력 결집을 명분으로 내세운다면, 예상보다 많은 의원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새누리당의 생명은 다했고 당내에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이 20명이 넘는다”고 세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탈당 행렬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 비주류 좌장격인 의원들이 탈당에 부정적인데다 박 대통령 탄핵안이 실제로 국회를 통과할지도 확신하기엔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이럴 경우 탈당파에게는 정치적 위기가 닥쳐오는데 굳이 불확실한 ‘도박’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변이다.
충청권 비주류 맏형격인 홍문표 의원은 “직접 대화를 안 해봤지만, 같은 당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하지만, 탄핵정국을 앞두고 당장 도미노식 탈당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홍 의원은 이어 “당이 어려운 상황으로 비대위를 구성해서 새롭게 당을 변모시켜야 한다”고 탈당에 대해 선을 명백한 선을 그은 뒤 “모든 걸 버리고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같은 의견을 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재선의원 모임 대선주자 초청 간담회에서 “탈당하는 이유가 당이 썩었기 때문인데 그럼 고쳐야지 탈당해서 어디로 가느냐”고 꼬집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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