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개발
▲ 에너지 사용이 적고 폐자원을 순환적으로 사용하는 충남형 적정기술로 농기구를 제작하고 있다. |
친환경 인간 중심 '적정기술'
교재발간·에듀파크 신축 등 추진
국내 최초 '안심마을' 2곳 조성해
햇빛 온풍기 등 15가구 기술적용
에너지 사용이 적고 폐자원을 순환적으로 활용하는 적정기술은 ‘나눔을 위한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소외계층을 위한 환경 친화적 기술 확산 사업이기 때문이다.
충남은 민선 6기 공약사업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적정기술’을 도입했다. ‘정부3.0’ 패러다임을 기조로 온실가스감축과 3농혁신을 함께 실현하는 시책으로 추진됐다. 2014년과 2015년은 기술개발과 인프라, 수요자중심 지역공동체, 3농 혁신 연계, 적정기술 성공사례 창출 등 4대 중점과제가 추진됐다.
이렇게 탄생한 ‘충남형 적정기술’은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취약계층과 나눔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주민의 요구를 파악하고 아이디어 공유를 통한 공간조성도 중요한 내용이다. 민간의 활동기반 조성에 노력한 점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적정기술 확산에 충남도는 환경정책과를 중심 부서로 내놓았다. 여기에 세무회계과와 종합건설사업소, 경제정책과, 농촌마을지원과, 농업기술원 등이 협업에 나섰다.
우선 적정기술 학습토론회가 개최됐다. 안희정 지사는 학습토론을 위해 기꺼이 집무실을 내주었고 함께 학습하고 토론에 참여했다. 이어 충남형 적정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에 들어가 충남 에너지협동조합 활성화가 마련됐다.
교육교재 및 매뉴얼개발도 추진됐다. 농촌생활적정기술, 내 손으로 만드는 나무가스화 장치와 농기계 등 과제별 세부추진계획으로 실효성이 강조됐다.
인적·물적자원 네트워크의 구심점인 ‘적정기술 에듀파크(센터)’ 가 예산군 신양면 농업기술센터에 신축 중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도민의 공감대를 높이고 농어민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충남도는 지난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정부3.0 환경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나눔을 위한 충남도의 선택’ 적정기술의 보급과 확산시책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친환경 인간중심 적정기술=충남이 '적정기술'을 도입한 것은 민선 6기 공약사업이다. 적정기술은 기후변화에 맞서고 소외계층을 위한 친환경적 인간중심 기술 사업에 주목했다.
충남형 적정기술 개발과 기반 시설 조성은 2014년과 2015년 연속 중점사업에 선정되면서 충남이 정부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적정기술의 입문서를 비롯해 다양한 교재가 발간되고 연구모임과 제품 판매·전시, 주민 체험 시설을 아우르는 '에듀파크'도 예산 농촌기술연구원에 신축 중이다.
집짓기 협동조합인 '얼렁뚝딱'(홍성군)과 '작은손 적정기술협동조합'(아산시) 등 적정기술 협동조합과 연합회도 출범했다. 푸른충남21실천협의회, 천안시 광덕산환경교육센터, 충남농업기술원 등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민들의 적정기술 이해를 돕고 있다.
환경부 사업인 농어촌 기후 안심 프로젝트에도 선정됐다. 논산시 채운면 야화리에 조성된 '기후변화 안심마을'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마을 곳곳에 적정기술이 적용된 사례다. 인천과 더불어 전국에서 2곳뿐인 적정기술 적용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취약계층 15가구에 압축 볏짚을 활용한 단열 시공과 태양열로 데워진 공기를 실내에 순환시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햇빛 온풍기, 그늘막 채광 등 적정기술이 적용됐다.
인간 중심의 친환경 기술을 한눈에 살펴보는 자리도 해마다 마련 중이다. 적정기술과 사회적 경제를 주제로 충남형 적정기술 에너지 한마당을 열고 있다.
충남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적정기술 협동조합이 조직되고 연합회까지 꾸려진 곳으로 관련기술이 풍부하다. 그동안 한마당에는 에너지자립 컨테이너와 태양열 온풍기·건조기, 햇빛 발전기, 태양광 핸드폰충전, 기화열 자연냉방패드, 페트병 전구, 자전거 믹서기 등이 소개됐다.
적정기술 활동가들을 위한 공간과 제품의 판매·전시, 주민 체험 시설을 아우르는 '적정기술 에듀파크' 도 내년 상반기면 본격 가동될 참이다.
▲충남형 적정기술 E-book=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고 폭염, 한파 등에 저비용으로 대응하는 '충남형 적정기술 안내서'도 전자책(E-book)으로 제작돼 공개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개발에 들어간 적정기술 안내서는 지난 6월까지 모두 3권이 완성됐다. 최근 급증하는 귀농과 도시농업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정보를 담고 있다.
우선 1권인 농촌생활 적정기술 '종합 편'은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다. 농어촌 환경에서 실전에 활용되는 건축, 난방, 에너지, 물 이용, 비 전력 도구, 농부의 생활기술 등 분야별 32개 사례가 사진을 곁들여 소개된다.
충남도의 적정기술 매뉴얼 발간사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나무가스화 장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제2권 '내 손으로 만드는 나무가스화 장치'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충남 적정기술협동조합연합과 공동개발한 나무가스화 장치는 농어촌 에너지 자립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무가스화 장치는 목질계 바이오 매스 부산을 연소시켜 나무가스(wood gas)를 생산하는 것으로, 난방과 요리는 물론 발전까지 할 수 있는 다목적 열병합 장치이다. 국내에서는 석탄을 가스화하는 대형플랜트 기술은 있지만, 정작 마을 에너지자립에 필요한 소형 가스화 기술은 그동안 외면받아왔다.
'내 손으로 만드는 농기계(제3권)'는 자가 제작을 원하는 일반인과 마을공동체, 생산 기반을 갖춘 중소사업자 지침서이다. 제초기는 물론 수동식 이앙기 등의 제작 매뉴얼도 포함하고 있다. '적정기술 안내서'는 충남넷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서해안기후환경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열람할 수 있으며 인쇄도 가능하다.
네트워크로 떠오르는 '에듀파크'
자원 재활용 상징 부각시킨 이미지
열 병합시설 연계 난방에너지 자립
직접 보고 체험 가능한 공간 조성도
▲적정기술 네트워크 '에듀파크'=에너지비용 증가와 귀농 귀촌 인구의 유입, 환경에 대한 높은 관심 등 여건변화는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을 중심으로 적정기술 확산을 촉진했다. 그동안 적정기술을 주도해온 충남으로서는 인적·물적 네트워크 구심점의 공간이 요구됐다.
충남 예산군 신암면 중경리 충남농업기술센터 내 부지 3785㎡에 연면적 426㎡로 건축 중인 에듀파크가 공정률 60%를 보이며 내년 본격적인 가동을 준비 중이다.
에듀파크는 건축물형태가 가급적 간결하게 설계됐다. 투박하지만 편안한 시설로 적정기술을 활용해 유지관리가 쉽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쾌적한 환경이 특징이다. 건물이미지는 자원 재활용의 상징성을 갖게 했다.
건물배치는 남향에 가깝도록 하고 햇빛을 많이 받아들이도록 남쪽 창문을 크게 만들어 에너지 비용을 최소화했다. 겨울철 난방에너지 자립을 위한 열교환기와 열 배관시설을 별도로 설치 연결할 수 있도록 해 앞으로 바이오 매스 열병합시설과 연계되도록 했다.
남측의 건물 전시시설과 15m를 떨어트려 도로의 복사열을 차단하고 개방감과 겨울철 일조를 확보했다. 친자연적 적정기술인 태양 굴뚝, 자연환기, 자연채광, 볏짚단열, 황토 벽돌, 우수재활용, 태양집열판 시설 등 자연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했다.
눈으로 직접보고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조성공간으로 소통과 참여를 할 수 있다.
1층은 적정기술을 적용하는 공방으로 야외작업이 가능하도록 연계해 조성되고 있다. 필요시마다 공간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건물 지붕에는 태양광집열판과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추가할 예정이다. 빗물을 재활용해 조경수로 이용하도록 설계됐다.
도 관계자는 “적정기술은 '환경·경제·사회'가 조화된 지속가능발전을 도모하고 순환적 생태공간을 창출해 행복한 농촌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 시책을 선도하는 충남도 전략 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과학기술의 90%는 부유한 10%를 위해 쓰인다. 적정기술은 이를 거부 하고 소외계층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효과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지속 가능한 기술을 내용으로 한다. 1960년대에 경제학자 프리츠 슈마허가 거대기술이 아니라 환경 친화적인 중간기술을 제안했다. 그래서 개발된 적정기술은 자연의 힘을 이용한 소형 에너지 생산기술 같이 환경 친화적인 것이 많다.
적정기술은 석유 등 화석에너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석유에 의존할 때 수입되는 석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결국 외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태양열을 이용한 온수장치, 발로 돌리는 양수기, 아프리카 신생아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콜레라·이질을 예방하도록 더러운 물을 간편하게 정수하고서 마실 수 있게 만든 생명빨대(라이프스트로)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됐고 널리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는 2000년대 후반 소개됐다. 자치단체에서 적정기술을 도입한 것은 충남도가 처음이다. 민선 6기 공약사업으로 시작돼 정부 3.0을 선도하고 있다.
▲ ‘나눔을 위한 충남도의 선택’충남형 적정기술이 6월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정부3.0 환경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
내포=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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