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정전으로 기업들 7조 원대 투자 ‘머뭇’
올해만 변전소 고장과 낙뢰 등 3차례 정전
국내 두 번째 규모의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대산단지) 입주 기업들이 정전에 따른 조업차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여수와 울산석유화학단지는 인근에 4∼5개의 발전소를 운영하고 6개씩의 변전소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지만, 대산단지는 1개 발전소와 변전소에 1개 회선에 의존해 전력공급 불안감에 투자위축 등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22일 한국전력공사와 충남도에 따르면 대산단지는 대산 변전소로부터 단일 선로로 전력을 공급받으며 정전 등 각종 단전사고에 공장가동이 중단되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제 지난 3월에는 변전소 변압기 고장으로 2개 업체가 104억 원의 피해를 보았다. 이어 6월과 7월에도 낙뢰 때문인 정전으로 10억∼20억 원씩의 피해를 봤다. 올해만 150억 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정전피해는 2007년 1회, 2009년 2회, 2010년 2회, 2011년 1회, 2012년 1회 등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2013년 이후 정전사례와 피해규모가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낙뢰와 산불 등으로 대산단지에서 연평균 1∼2회의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
정전에 의한 기업들의 피해는 연간 50억 원을 넘어서 조업중단에 따른 부가가치 악화는 연관 산업피해는 물론 법인세와 내국세 감소 등 국가 경제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은 전력 공급 체계로는 대산단지 기업들이 계획 중인 대규모 투자가 위축될 우려를 낳고 있다.
대산단지에는 A업체 4000억 원, B업체 3000억 원, C업체 1조 7000억 원, D업체 2조 1000억 원, E업체 1800억 원, F업체 2조 원, G업체 9000억 원 등 2020년까지 7개 업체가 모두 7조 5800억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는 대산단지 전력부하를 현재 788㎿에서 415㎿∼930㎿가 추가로 공급돼 1203㎿∼1718㎿가 필요해 기업들은 안정적 전력공급을 우선 요구하고 있다.
업체들은 송전선로가 1개 회선인 상황에서 단락이나 낙뢰발생 시 대산단지 내 입주 업체들에 막대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충남도 역시 안정적 전력공급이 기업투자를 확대하는 선결 과제로 보고 발전과 변전설비 확대를 위한 기획단 회의를 지난 6월부터 4차례에 걸쳐 운영했다.
기획단에는 도와 서산시, 대산단지 6개사, 전력 관련 전문가 등 20여 명으로 구성돼 전력공급 안정화 대책을 논의 중이다.
도 관계자는 “대산단지는 국가 경제 기여도가 압도적이지만 개별 입지에 따라 각종 인프라 지원에서 소외받고 있다”며 “국가 주요 기반 산업인 석유화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산단지 인프라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일원 1561만㎡ 규모의 대산단지는 70여 개 기업에 종사자는 1만 5000여 명에 달한다. 대산단지 5개 대기업 매출은 2014년 41조 원으로 국세 4조 4362억 원을 냈다. 내포=맹창호기자 mnew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