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시행 여파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끝낸 수험생들과 본격적인 대학 홍보를 벌여야할 대학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학 입시 설명회와 함께 대학들이 지역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벌이던 문화강좌와 공연, 인문학 프로그램등을 대거 취소시키면서 수능이후 지역 고등학교들은 고3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찾을길 없어 당황하고 있다.
대학들은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고교 방문행사와 초청 행사 등을 대거 취소시키는가 하면 눈치보기 하며 최소한의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대전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충남대와 한남대, 목원대는 올해 정시 모집에서 고등학교에 찾아가는 입시설명회나 학교 초청 행사를 벌이지 않기로 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전까지는 고등학교를 찾아가 입시설명회와 함께 진로 교육, 인문 교양 강좌 등을 해왔으나 정시모집에서는 별다른 프로그램 개설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한남대는 다만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접수할 경우 소그룹 단위로 설명해주는 형태로 학교 설명회를 하겠다는게 전부다.
배재대는 지역의 10개 고등학교만 제한해 초청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학교 설명회와 인문학 강의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전대는 21일부터 12월 2일까지 고등학교 초청 설명회를 하지만 기존에 해오던 메이크업 강좌와 공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대거 축소시키고 캠퍼스 투어 정도 행사로 단축시켜 운영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 학생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할 일선 고교들은 당황하고 있다.
일선 고등학교들이 지역 대학들의 입시설명회를 활용해왔던 프로그램이 대거 취소되거나 축소되면서 당장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가동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입시 설명회와 학교 소개가 주 목적이지만, 설명회와 함께 음악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교양강좌 등을 벌이면서 고3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 제공까지 ‘1석2조’의 효과를 얻어왔기 때문이다.
지역의 A고등학교 관계자는 “당장 대학들이 찾아오고 찾아가는 행사로 고3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가 좋았는데 갑자기 행사가 사라지면서 고교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교육부에서 고교 정상화를 위한 지원과 프로그램 운영을 일부 대학과 연계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수업 정상화는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고교 관계자는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학교 홍보는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홍보를 오고, 초청하기 때문에 수능 이후의 프로그램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었는데 올해부터 갑자기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역대 관계자는 “인근 고등학교에서 고교 초청 행사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오고 있지만, 청탁 방지법 때문에 못하고 있었다. 일부 대학들은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지속적인 문의가 올경우 초청 행사 제개를 검토해야 할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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