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주류 “儉 수사 더 지켜봐야할 것” 반대
남경필·김용태 사실상 탈당..분당 현실화될 수도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새누리당 비박·비주류와 친박·주류의 계파 갈등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탈당 문제를 놓고 폭발할 조짐이다.
비박계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결의하고 출당 등 중징계를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친박계는 “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단정할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혀 충돌이 불가피해서다.
비주류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은 탈당으로 마음을 굳힌데다 탈당을 고심 중인 원내외 인사들도 상당수로 알려져 분당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비박계 의원들과 전·현직 광역단체장, 원외 당협위원장 등 80여명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별도 회의체인 ‘비상시국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최순실 게이트’ 검찰 수사 발표에서 박 대통령이 사실상 공범으로 인정된 것과 관련 박 대통령에 대한 즉각적인 탄핵 소추를 결의키로 했다.
검찰 고소장에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적시된 만큼 탄핵 절차에 돌입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데 공감한 결과였다.
참석 의원 35명 중 32명이 박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의견을 보였다. 이는 국회 탄핵 소추 가결에 필요한 여권 최소 의석(29석)을 넘는 인원이다. 이들과 야당·무소속 의원 모두가 찬성표를 던지면 의결 정족수(200석)를 채우게 된다.
비상시국회의는 당 윤리위원회의 박 대통령 출당 심사 착수도 촉구했다.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의 범죄 사실이 상당 부분 드러난 만큼 윤리위를 소집해 당헌·당규 절차대로 당원권 정지와 출당을 포함한 심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선 이같은 비박계의 움직임을 친박계를 본격적으로 압박해 당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친박계는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반격에 나섰다. 친박 지도부는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전날 비상시국회의의 결정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비주류가 탈당 명분을 세우려고 절차적 중지도 없이 자기들끼리 출당시키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정치적 패륜행위“라며 ”야당과 함께 대통령을 탄핵시키려는 것 또한 제2의 정치적 패륜”이라고 비판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선 전 대표를 향해 “돌을 맞아야 할 사람인 김 전 대표가 당을 향해 끊임없이 돌을 던지고 있다”며 “더이상 해당 행위를 중단하고 새누리당을 떠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현 대표 역시 “개혁안을 가져올 수 없으면 사퇴하란 말을 하지 말라”며 비박계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친박계와 비박계가 정면충돌한 가운데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은 탈당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져 이들을 시작으로 대규모 탈당러시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탈당 움직임에 대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답해 비주류의 탈당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원외 당협위원장 일부와 비박계 중진의원 등이 탈당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누리당 재선의원들은 당내 갈등 수습 논의를 위해 22일 차기 대선 주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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