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은 대통령이 제안한 것과 다른 뜻으로 (총리 선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상황이 좀 달라졌으니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이처럼 반응한 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전제로 한 국회추천 총리는 거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김병준 총리 후보자 지명을 사실상 철회하는 대신 여야 추천 총리 임명 및 내각 통할권 부여를 약속했었다.
이후 청와대는 줄곧 “능력 있고 좋은 분이면 지체없이 임명하겠다”며 총리 선임을 촉구해왔으나 야권은 ‘지금은 퇴진운동이 먼저’라며 거부해왔다.
이런 가운데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와 청와대의 ‘차라리 탄핵에 나서라’는 메시지 발신 이후 야권이 뒤늦게 박 대통령의 퇴진을 염두에 둔 총리 선임에 나서려 하자 청와대가 돌연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역공에 나선 것이다.
현 상황으로 탄핵소추가 현실화할 경우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 대변인 브리핑 이후 출입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세지에서도 “오전 브리핑 때 말한 ‘지켜보자’는 것은 야당의 주장에 일관성이 없으니 우리로서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다.서울=김재수기자 kjs032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