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시기와 선(先) 총리추천 등 각론 여전 조율 과제
與 “하야, 탄핵 한꺼번에?” 야권 병진책 비판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함에 따라 야권은 탄핵절차 돌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탄핵을 당론으로 정했고 탄핵기구도 설치키로 하는 등 잰걸음 행보를 보이지만, 탄핵안 발의 시기가 유동적인데다 국회총리 추천 등에서 이견이 있어 이에 대한 조율이 탄핵정국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1일 “탄핵의 시기와 추진 방안에 대해 즉각 검토하고 탄핵추진검토기구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회의 탄핵 의결이 이뤄지면 현재 드러난 대통령의 범죄 혐의만 헌법재판소가 정상적 판단을 하면 탄핵은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야권 대선주자들이 전날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논의해달라고 야3당에 요청에 추 대표가 응답한 것으로 탄핵 논의에 즉각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발의를 늦출 이유가 없다”며 탄핵절차의 조속한 착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탄핵에 필요한 정치적·도덕적 요건은 이미 갖춰졌고 국민의 의사는 차고 넘치도록 확인했고 검찰 수사발표로 법적 요건도 갖췄다”며 “국회는 더는 정치적 계산으로 좌고우면하면 안됨 퇴진운동과 의회의 탄핵발의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탄핵안이 과연 언제 발의될지에 대한 시기는 아직 안갯속이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통과가 확실하다고 판단될 때 발의한다”며 “발의를 해놓고서 그냥 기다릴 수 없고 발의하는 순간 시간제한들이 있다”며 탄핵안 발의 시점이 유동적임을 시사했다.
이어 “탄핵가능한 숫자가 확보돼야 하며 부결될 걸 왜 발의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번주 중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아니다. 한달이 될지 두달이 될지 그건 모른다”고 탄핵안 발의까지 진통이 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탄핵발의보다 국회추천 총리문제를 먼저 매듭지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탄핵을 당론으로 정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선(先) 총리 후(後) 박근혜 대통령 퇴진의 길을 야 3당이 철저하게 공조해 할 수 있도록 접촉을 할 것”이라며 “국회에서 의결정족수 200명도 확보될 수 있지만, 탄핵 절차에 대비하기 위해 선 총리 합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탄핵안 발의에 앞서 총리에 대해 야권이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여권 친박계 지도부는 야권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1일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어떤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탄핵 사유가 되는지 제시하고 탄핵을 끝까지 추진하시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하야와 탄핵은 전혀 별개인데 어떻게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겠다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이 대표는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탄핵한다고 하고, 하야하라고 하면서, 또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해 국무총리를 포함한 중립내각을 구성한다고 한다”며 “두 손가락으로 원과 세모와 네모를 동시에 그리는 게 가능한 일이냐.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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