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코드’ 맞는 황 총리 부담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황교안 딜레마’가 야권을 옥죄고 있다.
청와대가 박 대통령 퇴진을 전제로 한 총리카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면서 야권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국상황은 탄핵안 발의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가운데 국회 가결 또는 박 대통령 퇴진 때 대통령과 ‘정치적 코드’가 맞는 ‘황교안 카드’를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야에 따르면 황 총리는 공안검사 출신이다. 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통합진보당 해산을 이끌어냈다.
총리 취임 이후 국회의 대정부질문이나 현안질의에서도 야권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단호하게 대응해왔다.
야권 진영에선 “황 총리가 박 대통령보다 더하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공안통’으로 알려진 황 총리다.
‘최순실 게이트’ 촉발 이후 정국 주도권을 쥐고 차기 정권창출을 노리는 야권 입장에선 정치적 입장을 고려할 때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다.
야권이 과도내각 또는 거국중립 내각의 수장으로 새로운 총리를 세워야 한다는 논의를 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당장 하야하거나 퇴진할 경우 자신들과 코드가 맞지 않은 황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상황을 맞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한편, 청와대는 21일 그동안 ‘대통령 하야·퇴진은 없다’고 확실히 선을 그은 만큼 야권이 대통령 퇴진을 위한 단계적 절차로 총리를 추천한다면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 관계자도 이와 관련 “야당이 대통령 퇴진을 전제로 한 초법적인 틀로 총리 추천 문제에 접근하면 결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황 총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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