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종관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장 |
암을 잠재우는 것과 축소시키는 것 중 어떤 경우가 더 오래 살 수 있을까? 당연히 축소된 경우 더 오래 살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0년 BMC CANCER라는 잡지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진행성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생존기간을 비교해 본 결과 항암 후 종양 축소 군은 364일이고 종양 축소 없는 군은 350일로, 거의 유사한 생존기간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종양의 축소만이 생존기간 연장의 유일한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준다. 즉 암 휴면요법 자체도 실질적인 생존기간을 늘려주는 항암치료라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중요한 결과다.
암세포의 특징은 통제가 되지 않는 끊임없는 성장이다. 이런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인자 중 하나는 암을 키우는 거름에 해당하는 환경 즉 염증환경이다. 염증환경은 암 세포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혹은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 후 부작용 때문에 조성되기도 한다. 따라서 암 주위 염증환경 제거는 암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중요한 또 하나의 영역이다.
연구결과, 염증지표(CRP, Fibrinogen)가 상승하면 생존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71명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5년 생존율을 관찰한 결과, CRP 상승군(105예)은 27.1%인 반면, CRP 정상군(65예)은 54.1%로 CRP 상승은 생존율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341명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에 대해 연구해본 결과, 수술 전 파이브리노겐(Fibrinogen) 수치가 높을수록 수술 후 생존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세포 성장의 거름 역할을 하는 염증환경이 암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염증인자를 떨어뜨리는 치료는 암의 성장과 전이 억제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인 것을 알 수 있다. 암세포는 전이과정 중 이동하기에 편리한 형태로 모양을 바꾸는 특성이 있다. 그런데 이런 암세포의 형태변화는 단순한 모양의 변화만이 아닌 성질의 변화까지 동반하게 돼 전이능력이 향상되게 된다. 따라서 암세포의 변형을 억제하는 것은 전이를 막는 중요한 치료수단 중 하나다.
전이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결론은 암세포들이 이동하는 길목을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암세포가 전이암까지 가는 길은 다양하다. 아직까지도 그들이 가는 길을 명확하게는 모른다. 그래서 전이를 막는 것이 어렵다.
1번 도로 차단 수단은 항암 면역활성, 2번 도로 차단 수단은 암 혈관형성 차단, 3번 도로 차단 수단은 암세포 분열증식 억제, 4번 도로 차단 수단은 암 주위 염증환경 제거, 5번 도로 차단 수단은 전이과정 중 암세포 변형 차단이다.
전이억제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주먹 예화로 설명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암 전이억제 5개 전략이 가장 높은 효율성을 얻기 위해서는 손가락 하나하나 보다는 주먹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방법보다는 전체를 함께 사용함으로 치료효과의 극대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종관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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