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5, 6학년군 통합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교사들이 배움중심 수업 나눔을 하고 있다. 한 교사가 학교철학 세우기를 위한 액션 러닝 활동을 하고 있다. 한 교사가 교육 과정을 재구성 하고 있다. |
●충남교육청-중도일보 공동캠페인 [배움과 성장이 있는 교사학습 공동체]
충남형 혁신학교인 행복나눔학교 2년차를 맞는 부리초등학교(교장 정현정)에는 교육을 꾸려가기 위해 부릅뜬 부리부리한 눈 16개가 있다. 바로 부리초등학교 교사학습공동체 8명의 눈이다. 부리초에서는 교사들을 수업과 학생에게 되돌려주자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수업에 집중하기 위한 교사들의 작은 약속들인 수업시간 지키기, 휴대폰 끄기, 수업시간에 업무 안하기 등을 시작으로 학교공동체의 대대적인 업무 조정 및 경감노력 뿐 아니라 다양한 교육과정 세우기 활동을 지속했다. 올해는 교육과정을 뜯어 살피면서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도모하고자 매주 화요일 교사들의 자발적인 교사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교사학습공동체를 자발적인 모임이라고 공지했지만, 이미 1년 전부터 학습공동체의 위력을 경험한 바 있는 교사들은 담임교사 6명, 교과전담 1명, 특수학습교사 1명까지 수업을 직접 하는 교사 8명 전원이 자발적으로 참여를 해왔다.
▲학교를 꾸리는 학년 및 업무배정부터 민주적으로=교사학습공동체는 무엇보다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교사의 전문성은 교사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움직여야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한 부리초는 교사학습공동체에서 교사다모임을 개최해 학교의 중요한 사안들을 민주적으로 정해왔다. 2016년 교육과정 운영도 학기가 시작되기 수개월 전부터 교사학습공동체의 교사다모임을 통해 차곡차곡 준비했다.
먼저 교사 개인의 특성과 희망을 존중하는 민주적인 협의과정을 거쳐 학년 및 업무배정을 함께해 올해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 관리자에 의한 일방적인 인사는 교사들의 도전의식과 열정을 보장할 수 없음을 알기에 교육과정의 첫 단추부터 교사학습공동체 전체의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것은 관리자들과 교사들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기반이 돼 민주적 의사결정 문화가 정착되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모두가 함께 만드는 학교교육과정=교육부에서는 수년전부터 학교교육과정 작성의 주체를 모든 교사로 규정해왔지만 그동안 많은 학교에서는 수십년 관행에 따라 특정교사가 맡아 학교교육과정을 작성했다.
이것은 각 학년 교사와 학생들에게 아무런 감동이 되지 못한 채 문서작성 완료 후에는 책꽂이에서 묵혀 '캐비넷 교육과정'이라는 참담한 조롱까지 받게 됐다.
부리초 교사들은 교사학습공동체 모임을 통해 학교교육과정을 모두가 함께 만들어 살아있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교사학습공동체 모임을 위해 지난해 조성된 행복나눔실에서 교사들은 학교교육과정을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액션러닝을 통해 학교철학 및 핵심가치들을 정하고 가치명료화를 통해 학교가 추구하는 인간상을 교육목표로 구체화했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가치구현방법을 논의해 교육과정 운영의 밑그림을 그렸으며 학교헌장을 만들어 부리초가 지향해나갈 교육의 나침반도 세웠다. 이렇게 모든 교사들이 함께 만든 학교교육과정은 학교운영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올해 학년교육과정 구석구석에 저절로 녹아들어가 놀라운 생명력을 얻었다.
▲함께 알아가는 교사학습공동체=전혀 수동적이지 않은, 교사 전체의 생각과 가치가 담긴 교육과정을 만들고 나니 그것을 좀 더 알차게 운영하기 위해 알고 싶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그 요구들은 독서나눔, 수업나눔, 자율적인 연수 운영 등으로 이어졌다.
1학기에는 배움중심수업, PBL 수업 등 교사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식을 얻기 위해 독서나눔을 진행했다.
독서나눔을 통해 교사들은 학생 중심으로 수업을 관찰하는 방법, 창의적인 수업방법 등에 대해 토의하게 됐고 이것은 수업나눔으로 이어졌다. 공개수업으로 인한 각 학년 수업결손을 막기 위해 수업을 두 대의 카메라로 녹화해 편집한 동영상을 시청하며 수업나눔을 진행했다.
모든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수업나눔을 통해 교사들은 자기 학급 아이들의 내면과 학습상황, 그리고 교사자신의 내면까지 살펴가며 이를 지원할 방법을 함께 모색해갔다.
교사학습공동체 회원들의 집단지성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외부연수를 활용해 채워나갔다.
지난 7월에는 1학기 교육과정평가회 및 2학기 교육과정 계획을 앞두고 강사를 초빙해 교육과정 재구성의 필요와 사례관련 연수를 운영했다. 또한 수업개선을 위한 초등평가에 대한 온라인 직무연수를 공동으로 들으며 평가방법 개선을 통한 수업개선방법에 대해 협의할 수 있었다.
▲함께 움직이고 지원하는 교사학습공동체=부리초등학교는 소인수학급이라 개별화교육에는 유리하지만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하기에는 다소 불리한 특성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사학습공동체에서는 학년군별 교육과정 운영이라는 카드를 적용해보기로 했다.
각 학년군(1, 2학년·3, 4학년·5, 6학년) 교사들이 학급과 교육과정의 특색을 협의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학년군별 주제중심 교육과정을 계획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공동수업을 설계하며 서로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자연스레 가동시키게 됐다. 이렇게 지속된 학년군별 교육과정 운영은 학생들에게 그 학년군만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경험하게 했으며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생중심 교육을 꽃피우게 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수업개선사례는 지난달 7일 금산교육지원청이 주관하는 2016 행복 수업 나눔 마당을 통해 학년군별 주제중심 교육과정 사례라는 이름으로 금산관내 교사들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부리초는 매우 수동적인 입장에서 과중한 업무와 행사에 관행적으로 끌려 다니던 교사들이 교육의 주체로 바로 서가는 변화를 경험했다.
이러한 변화는 교사들의 전문성과 자기효능감을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학생중심 교육과정 운영의 생명력으로 이어졌다.
물론 이것은 교사들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교사학습공동체의 협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존중하는 민주적인 관리자들과 따뜻한 마음으로 교육과정을 함께 이해하고 지원해준 교직원들, 학교철학과 새로운 시도를 믿고 참여해준 학생과 학부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부리교육가족이라는 끈끈한 공동체성까지 형성하게 된 2016년 부리교육의 변화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교사학습공동체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실에서의 전권을 쥐다시피한 교사들이 변하지 않으면 교육은 변할 수 없기 때문에 교사학습공동체와 같은 교사들의 변화를 이끄는 모임은 교육을 살리는 필수과정인 것이다.
앞으로도 교사 스스로를 성찰하고 성장을 도모하는 교사학습공동체의 부리부리한 눈들이 지속적으로 빛을 발해 교육을 살리는 대작전이 성공해갈 것으로 기대된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도움말=충남교육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