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여부 의문, 역풍 등 변수도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모 관계를 인정하고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정치권은 ‘탄핵정국’으로 급속히 옮아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현행법을 위반한 정황이 확실한 만큼 야권이 주장하는 대통령 탄핵요건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또 박 대통령이 하야나 퇴진에 명백한 선을 긋고 있는 만큼 유일한 선택지로서 탄핵 불가피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0일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직권남용·공무상 비밀누설 등 범행에는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박 대통령 이름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박 대통령도 사실상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공범이라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박 대통령 이름이 공소장에 적시되면서 탄핵 절차를 밟을 명분을 얻었다는 점에서 야권과 여권 비주류를 중심으로 탄핵론에 불이 붙는 분위기다.
실제, 헌법 65조 1항에 따르면 대통령 등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직무집행과 관련해 헌법·법률을 위배하면 국회는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검찰의 대통령 공모협의를 인정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요건이 갖춰진 것으로 대통령은 국기문란에 대한 엄정한 대응이라는 본인발언에 책임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야당 뿐만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이같은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무성 전 대표가 “탄핵의 길로 가야한다”고 언급하는 등 비주류를 중심으로 탄핵론이 거론돼 왔던 만큼 검찰의 박 대통령 공모혐의 적시로 탄핵론이 더욱 힘받을 관측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탄핵이 현실화되기까지는 험난하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려면 국회의원 재적 의원 3분의 2, 즉 최소 200명 이상 의원들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국회 정당별 의석수를 보면 새누리당 129석·민주당 121석·국민의당 38석·정의당 및 무소속 각각 6석이다.
무소속을 포함한다고 해도 야권 전체 의석수는 171석으로 탄핵안 가결 정족수를 못 채운다.
헌법재판소는 현행법상 탄핵안을 180일 안에만 심판하면 돼 가결이후 최대 6개월 동안 국정 공백과 혼란은 불가피하다. 탄핵 가결 이후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변수이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킨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역풍을 맞은 전례도 있는 만큼 정국변화를 속단키 어렵기 때문이다.
보수적 성향이 짙은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6명이 찬성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박 대통령에 대해 공모혐의를 인정하면서 탄핵론에 다시 불을 붙고 잇지만, 가결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야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실제로 원내지도부는 가결 정족수인 200명을 채울 만큼 여권에서 이탈표가 나올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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