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8일 대전 괴정고에서 담임교사와 수험생들이 가채점 결과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가채점 내내 적막감만 감돈 교실
지옥수능에 학생들 재수 걱정
“6월과 9월 모의평가 난이도를 생각했는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제대로 뒤통수 맞았네요.”
18일 오전 10시, ‘불수능’으로 평가되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대전 괴정고 3학년 교실은 학생들의 한숨으로 가득했다.
여느때 같으면 수능에 대한 해방감으로 학생들의 들뜬 목소리가 들릴법도 하지만, 가채점 중인 교실은 적막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조용했다.
이런 적막감을 깨는 소리도 근심 걱정이 가득 담긴 학생들의 한숨 소리만이 유일할 정도로, 학생들이 체감하는 수능 난이도는 ‘불수능’ 이상의 용암 혹은 지옥수능이었다.
가채점이 진행될수록 수시 1차 합격생들은 최저등급을 맞출 수 있을 지 노심초사한 모습이었고, 생각 보다 크게 떨어진 점수에 좌절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가채점을 마친 학생들 중에는 본인이 무엇을 잘못해서 틀렸는 지 다시 한번 문제를 풀어보는 학생도 있었고, 교실 안은 ‘재수’와 관련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이명관 학생은 “1차 수시에 합격한 대학이 제시한 최저등급을 겨우 맞출 수 있었다”며 “그래도 면접이 끝날때 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9월 모의평가는 쉽게 출제했으면서 왜 수능은 난이도를 확 올렸는지 모르겠다”며 “수능에서 긴장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이번 수능은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임호빈 학생은 “국어는 평가원에서 어려워 진다고 예고한 만큼 준비를 해서 모의평가와 비슷한 점수가 나왔지만, 수학과 영어는 정말 어려웠다”며 “여기서 점수가 크게 하락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고, 억울했다”고 말했다.
이어 “9월 모의평가 등급만 유지했어도 수도권 상위 대학 논술전형에 응시할 수 있었는데, 어렵게 됐다”며 “겨우 최저등급을 맞춘 대학이 있는데, 여기서 떨어지면 재수를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여운관 3학년 학생부장은 “학생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면접 참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단, 가채점 결과를 너무 신뢰하지 말고 일단 응시하는 것이 좋다. 지금부터 포기하는 것보다는 추가모집 등이 있으니 기다리면서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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