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공적시스템 붕괴에 따른 허탈감을 넘어 참담함을 느끼며 패닉상태에 빠졌다.
성난 민심은 온 나라를 촛불로 뒤덮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야 또는 퇴진을 외치고 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 정치권은 사분오열되는가 하면 갈팡질팡하는 모습으로 실망감을 더해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중도일보는 국가와 지역의 현안에 대해 집중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신천식의 이슈토론'에서 '대한민국 미래를 묻는다'라는 주제로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신천식 박사(이하 신 박사) 의 사회로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손 교수), 강지원 변호사(강 변호사), 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정 교수)등이 참여, '최순실 게이트'가 촉발된 원인과 해법, 공공성이 확립되기 위한 선결조건 등에 머리를 맞댔다.
-신 박사: 최순실 국정농단사태, 어떻게 바라보는지.
▲손 교수: 17세기 영국의 정치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현대국가의 존립근거를 얘기했다. 국가는 약육강식, 쉽게 말해서 강한사람이 약한 사람을 착취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의 기능은 상실하는 것이다.
▲정 교수: 해방이후 우리나라 정치사회, 국가가 흔들린다는 말을 하곤 한다. 말하자면 정치적 통합이 이렇게 어려운지 질문을 되묻게 된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봤을 때 시민혁명이 없었다는 점이다. 국민이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면 정의가 파괴되는 것이며 이것이 국정혼란의 핵심이다.
▲강 변호사: 공적가치가 있고 사적가치가 있는데 이것을 무시하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대립과 투쟁밖에 없다. 1987년 만들어진 헌법은 유사독재체제나 다름없다. 이것을 바꿔야 한다.
독재의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을 뿌리뽑아야 한다. 너무 지체됐다. 이번 파문이 좋은 기회가 돼 사리사욕에 의해 정치하지 말고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신 박사:국정농단사태의 원인은 무엇인가.
▲손 교수: 약한 사람은 공적으로 보호해주어야 한다. 이것이 정의다. 정의가 형성이 되면 자연히 공공성이 형성되는 것이다. 국가가 하는 일은 막연하게 모든 사람의 권력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약한사람을 강한사람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이것이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강한 사람이 항상 부패를 만든다. 우리가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 행복을 무시하고 파괴하고 강한자가 탐욕을 부리면 공공성이 다 무너진다.
▲강 변호사: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걸어가지 말고 파란불이면 건너가고 그러는 것은 국민약속이다. 이를 지키는 것이 공무원이고 이들의 수장이 대통령이다. 이 질서가 무너지면 국가가 무너진다. 최순실 사태는 엄청난 범죄이다.
공공성의 문제는 소수의 권력자들이 사리사욕 탐욕을 발휘할 때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뿌리뽑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너무나 짧은 시간에 성장하면서 성과지향적이 됐다. 회개하고 반성해야 한다. 눈물겨운 참회가 없이 우리 후손들이 거듭날 수 있을까. 지금부터 반성하자.
-신 박사: 현재의 혼란스런 최순실 정국과 우리나라 근대사를 비교해본다면.
▲정 교수: 최순실 스캔들로 인한 국가혼란으로 대한제국의 비극을 다시 겪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 이같은 위기 극복 대안을 찾는 과정이 어떠했느냐 과정을 돌이켜 보면 공공성의 문제로 돌아갈 수 있다.
공공성 공의(公儀)를 공작(公作)하는 것이 공공성이다.
최순실 사태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주변의 사람들, 정치인들과 함께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공공과정 행위가 사사화(私事化)되는 것이다. 개인적인 일로 전락한다는 뜻이다.
대한제국 역시 말기 황실과 신민회 등 구성원이 공작하는 과정에 하나가 되는 과정이 없었고, 공공성 있는 정치 공공성 있는 방안이 안됐기 때문에 나라가 패망한 것이다.
-신 박사: 국정안정 해법을 제시한다면.
▲손 교수: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날 것 같지 않다. 탄핵을 해야 한다.
지금 탄핵을 진행하면 국회 전체 의석수 3분의 2는 쉽게 얻을 수 있다. 헌재가 보수적이라고 해도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에서 위헌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헌재가 그리 시간끌지 않을 것이다.
▲강 변호사: 옥동자를 낳으려면 진통을 겪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여기에서 수십년 동안 이어져온 헌정체제를 바꿔야 한다.
8·15 건국과 이승만 독재체제를 거치면서 1987년에 만들어진 헌법은 유사독재체제이다. 이제는 제3의 시대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화해의 국면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선 헌법을 완전히 뜯어고쳐서 대통령 권한을 줄여야 한다.
▲정 교수: 난국수습차원에서 박 대통령 하야나 퇴진은 불가피하다. 다만, 이를 어떤식으로 할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다. 탄핵도 합법적 방법이다.
정치를 할 때 법에 호소하면 분란이 생긴다. 합의 내지는 승복이 쉽지 않다.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킨다.
탄핵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선후퇴 또는 하야가 있는 데 이선후퇴는 현재 박 대통령이 제안한 것은 내치는 내놓겠다, 그러나 외치는 하겠다는 입장이다. 초법적 결단이 필요하다. 해법은 책임총리제 중심으로 야당이 함께 상의하고 합의해서 국정파탄이나 헌정중단이 없어야 한다.
이 상황을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합의를 통해서 계기를 만든다면 일방적 국정이 사라질 수 있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한다.
-신 박사: 검찰권력 도마, 이대로 둬야 하는지.
▲강 변호사: 검찰은 막강한 수사권 그만둬선 안 된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청와대 눈치나 보는 검찰을 누가 믿겠는가.
정치검찰 소리를 듣는 그런 사람들에게 고치라 해도 될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수사 기소 독점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권력을 쪼개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공직자비리수사처 등을 만들어 검찰 비리를 수사하게 하는 등 수사분야에도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손 교수: 이런 의미에서 내각책임제가 도입되면 검찰이 청와대 눈치 볼 필요가 없다. 눈치 보는 사람이 없어지면 검찰의 권력이 분산될 수 있다. 청와대가 검찰에 입김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려면 내각책임제를 해야 한다.
▲강 변호사: 분권형 개헌이 답이다. 독일처럼 대통령 권한이 적은 사례도 있고 프랑스 이원집정제처럼 대통령에 권한을 많이 주는 제도가 있다. 사회적으로 공론화해 선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분권형 개헌을 해야 한다. 청와대에 수석실을 없애고 이른바 '책임장관제'를 도입해 대통령과 장관들의 만남을 자주 갖도록 해야 국정이 잘 돌아간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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