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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상관없이 궁금증 해결가능
은행 비용 절약… 고객은 편리성 '업'
농협, 지난달 '금융봇 서비스' 내놔
내년 인터넷은행 출범 땐 더 활성화
궁금한 금융 정보가 있을 때 은행을 찾는 시대는 지났다. 최근 IT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유통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채팅 로봇, '챗봇(ChatBot)'이라 불리는 서비스 덕분이다.
챗봇 서비스를 기반으로 만든 은행 스마트폰 어플에 알고 싶은 내용을 적으면 은행 운영 시간과 상관없이 24시간 원하는 맞춤형 답변이 돌아온다. 은행은 서비스 문의 등 고객 응대를 챗봇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들도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편리하게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효과를 누리기 위해 은행권은 앞다퉈 다양한 챗봇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달 금융봇 서비스를 내놨고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등도 이르면 내년 서비스를 목표로 챗봇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농협은행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채팅 자동 상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상품 안내는 물론 자주 묻는 질문 답하기, 이벤트 및 이용시간 안내, '올원뱅크'(모바일뱅크) 바로가기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하지만 현재 금융봇은 고객의 질문을 받으면 콜센터에 접수된 기존 질문 중 가장 유사한 항목을 찾아 답변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초보적 형태의 챗봇이다.
농협은행은 내년 3분기를 목표로 조회나 이체 업무, 질의·응답 등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봇 이용자의 질문을 축적해 대화형 AI 챗봇으로 발전시킨다는 게 농협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IBK기업은행도 내년에 낮은 단계의 챗봇을 선보일 방침이다. 모바일 통합 플랫폼 '아이원(i-ONE) 뱅크'에 챗봇 기술을 적용한 형태로 상담원이 처리하는 업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상담원이 처리하는 업무를 어느 정도까지 챗봇에 맡길 것인지를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6월 챗봇 기술 보유 회사를 파트너로 선정하고 챗봇 개발 논의에 들어갔다. 현재 은행 시스템에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는 기술을 검증하는 중이다. 내년 1월까지 검증을 마무리하고, 고객 응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직원들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챗봇을 도입하기로 했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에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보내는 등 기술 검토에 들어갔다. 성과에 따라 은행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에도 적용하는 등 고객 상대 챗봇에 단계적으로 접근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의 챗봇 경쟁은 내년 초 출범 예정인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챗봇 서비스를 예고하면서 촉발됐다.
인터넷 전문은행 본인가를 준비 중인 카카오뱅크는 챗봇을 메신저인 카카오톡에 접목, 간단한 질문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답변함은 물론 상품까지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고객 위치 기반으로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주변 식당을 안내해주는 부가 서비스도 마련 중이다.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간의 차익)이 줄어 수익성이 악화되는 시중은행들로서는 챗봇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은 기존 상담 인력 전부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챗봇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A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예정인 만큼 금융 환경이 모바일·인터넷을 중심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맞춰 은행들도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챗봇 개발과 도입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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