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소속 국토지리정보원은 구글사의 지도 국외반출 신청에 대해 ‘지도 국외반출 협의체’회의에서 지도의 국외반출을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구글의 지도반출 요청은 남북이 대치하는 안보여건에서 안보 위험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가 신중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구글 위성영상에 대한 보안처리 등 안보 우려 해소를 위한 보완 방안을 제시했지만 구글측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아 지도반출을 불허키로 결정한 것.
이에 대해 정부의 지도 반출 불허 결정에 대해서는 실제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구글이 간단하게 활용하는 지도와 달리, 국내 지도 1대5000 축척의 정밀지도를 반출하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며 “일각에서는 국내 지도를 반출하면서 포켓몬 고 등 게임산업이나 여행 정보 산업에 도움이 되 것이라고 하지만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의 전쟁은 공격 개시전에 수없이 많은 시뮬레이션인 일명, 워게임(War-game)을 진행한 뒤 전략의 문제를 개선해나가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실제 좌표와 구글의 영상 지도와 연동이 될 경우에는 한국 지형에 대한 아주 치밀한 워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한국의 전술과 전략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공간정보가 해외로 반출되지 않는다는 결정에 국내 IT 기업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물인터넷을 비롯해 자율자동차 등 신기술 산업이 바로 디지털 정밀 지도와도 연동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지도 반출 불허가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키울 때까지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가 될 지는 미지수다. 구글 등 해외 IT 기업들의 기술적인 수준에 국내 기업이 뒤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글로벌기업 대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기업이 함께 찾아야 하다는 조언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도 반출 불허가 국내 IT업체에게 도움이 될 지는 확실치 않다”며 “향후 사정이 바뀌어 지도가 반출될 때까지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충분한 연구 및 투자가 요구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내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없는 공간정보의 개방 등을 통해, 사물인터넷, 자율자동차 등 신기술 발전 및 관광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보완해 나갈 것”이며 “향후 구글측의 입장 변화 등으로 재신청이 있을 경우에는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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