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긴장 덜고 자신감 심어
경찰들도 수험생 이송 등 바쁜하루 보내
“재수없어, 서울로 꺼져버려”, “선배님 힘내세요”, “준비한 대로만, 수능 대박”
수능 날인 17일 대학수학능력 시험장 앞에는 고교 후배, 친구, 부모들의 응원으로 한껏 달아올랐다.
이날 대전·세종·충남지역 88개 시험장에서 4만 193명의 수험생이 대학 입학을 위한 수능에 응시했다.
세부적으로 대전은 35개 시험장 1만 9679명, 세종은 6개 시험장 1771명이 시험을 치렀다. 충남은 시·군 7개 시험지구 47개 시험장에서 1만 8743명이 시험을 봤다.
이날 오전 6시 30분 노은고 시험장 앞에는 이른 아침에도 후배들과 학교 선생님들이 수능 시험생 응원을 위한 준비에 바쁘게 움직였다.
입장하는 수험생에게 음료수와 과자 등 먹거리를 나눠주며 손을 맞잡거나 안아주는 등 수능 대박을 기원했다.
학부모들은 시험을 치르는 자식 걱정에 학교 앞에서 기도하는 등 그 자리에서 발을 떼지 못했다.
한 학부모 이 모씨(48)는 “초등학교부터 10여 년 동안 이날을 위해 준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시험장에 들어갔는데도 혹시나 하는 걱정 때문에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한밭고, 지족고, 유성여고 등 후배들은 북을 치며 수능에 맞춰 개사한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불러댔다. 혹시라도 서로의 학교 목소리가 뭍히진 않을까하는 마음에 열창은 이어졌다.
후배들의 열띤 경쟁으로 쌀쌀한 날씨에도 주변은 후끈거릴 정도였다.
수험생 대부분은 자신감과 함께 긴장감이 역력했지만, 몇몇 학생은 고사장 앞에서 자신들을 맞아주는 응원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일생일대 결전의 수능 날, 복통을 호소하면서 병원에서 시험을 치룬 학생도 있었다.
대전교육청 등에 따르면 수험생 A씨는 을지대병원에서 장학관 1명, 장학사 2명, 경찰, 보호자 등이 입회한 가운데 수능 시험을 치렀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이상 증상을 호소해 119에 신고, 구급차를 타고 시험장인 충남고까지 갔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을지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경찰도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오전 35개 시험장과 주요 교차로에 교통경찰 등을 배치, 시험장 주변 교통관리와 수험생 수송 작전에 돌입했다.
시험장 주변에 순찰차 56대, 사이드카 7대 등을 배치해 수험생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했다.
이날 오전 6시 40분께 대전경찰청 112상황실에 “수험생이 식당에 수험표를 놓고 갔다”는 식당주인의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식당에 출동해 수험표에 나온 주민번호를 조회, 수험생과 연락해 시험 장소인 보문고에 수험표를 전달했다. 덕분에 이 수험생은 덕분에 무사히 수능을 치를 수 있었다.
유성구 지족동에서는 뇌병변 운동장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수험생이 시험장에 가던 중 순찰차를 보고 도움을 요청, 경찰이 수험생을 시험장까지 태워주기도 했다. 대전 경찰은 이날 총 9명의 수험생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험생이 시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를 기원한다”며 “수험생 수송과정에서 양보해 주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덕”이라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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