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민심관철 힘부쳐 자중지란, 갈팡질팡 되풀이
‘최순실 게이트’ 장기화 비판자초, 민심이반 가속화
청와대와 정치권이 `최순실 게이트`로 분노한 `촛불민심`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촛불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또는 퇴진이 분명하지만, 청와대와 정치권은 실망스런 모습으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불안정이 장기화되면서 청와대와 정치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가속화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 초반 수세적인 모습을 접고 사실상 국정 및 정치재개 움직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근 소화한 공식일정은 카자흐스탄 대통령 정상회담과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의 통화다.
이후 트럼프 인수위와 협력 체제 구축을 위한 정부 고위사절단이 미국행, 사드부지 협상타결, 외교부 2차관 인사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이 외교와 안보분야 행보로 조심스럽지만, 사실상 국정 기지개를 켠 모습이다.
정국반전을 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부산지역 부동산 비리의혹인 ‘엘시티(LCT)카드’를 통해서다.
박 대통령은 얼마전 법무부 장관에게 엄중수사를 진행하면서 정치권에 역공을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번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에 등을 돌린 새누리당 비박계와 야당 의원 연루 풍문이 나도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국정재개와 정치권에 대한 반격은 ‘촛불민심’이 원하는 하야와 퇴진요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100만 촛불’에 대해 엄중히 받아들이겠다는 박 대통령이 제시한 해법이 ‘버티기’로 판명나자 민심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7일 “고개 숙였던 사람이 며칠 지나지 않아 ‘뭐 그리 잘못한 게 있느냐’고 다시 고개를 든다면 현실을 매우 잘못 보는 것이다”며 성난민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여야 정치권에 대한 국민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 대통령 거취와 관련해 하야, 퇴진과 같은 민심의 요구를 제대로 관철시키지 못할 뿐 자중지란과 갈팡질팡하는 모습만 되풀이하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은 박 대통령 퇴진을 공통분모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선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이 탄핵이지만, 탄핵소추안 발의 등 적극적인 행보는 찾아볼 수 없다.
탄핵안 발의에서부터 헌재 판결까지 복잡한 절차와 긴 일정이 야당으로선 껄끄럽다. 자칫 부결되면 청와대와 여당 친박계의 역풍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폐단으로 지적된 대통령중심제를 개혁방안 도출도 지지부진이다. 개헌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있지만, 개헌특위 구성, 내각제, 분권형 등 방법론 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야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만 끄는 사이 민심은 국민들의 요구를 야당이 담아내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새누리당 역시 ‘최순실 게이트’ 이후 친박계와 비박계간 분당이 우려될 정도의 불협화음을 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권과 청와대가 촛불민심을 제대로 읽고 실천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여러 가지 정파 등의 이해관계에 얽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는 사이 정치권에 대한 민심이반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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