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집 콘퍼런스 |
이응노미술관 아트 아카이브 구축노력
파리서 직접 컬렉션한 기록물 등 담아
지난해 '고암의 업적' 프랑스 현지전시도
고암 이응노는 자신의 무대를 세계로 넓혀갔던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다. 장르와 소재를 넘나드는 끊임없는 실헒으로 한국 회화의 독창성과 정체성을 찾아 예술혼을 불태웠던 그는 전통성과 현대성을 함께 갖춘 현대 한국화단의 진정한 증인이자 거목이다. 이런 가운데 이응노미술관은 '세계적 전문미술관, 창의적 열린미술관, 혁신적 공공미술관'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제 교류 협력이 강화된 전시와 학술 교육프로그램, 파리 이응노 레지던스, 이응노 아트 아카이브 구축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응노미술관, 고암 이응노 아트 아카이브 구축 노력=이응노 미술관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면서 최초로 동양미술학교를 설립하고, 교육자로 활동한 고암 이응노의 업적을 조명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현재 이응노미술관 아카이브 자료실은 이응노 화백 관련 국내외 도서, 논문, 잡지, 특수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도서는 미술사, 미학, 미술비평에 관련된 국내외 도서를 망라하며 특히 이응노 예술에 대한 연구를 심화하기 위해 회화 분야를 전문적으로 컬렉션하고 있다. 논문은 이응노 관련 석·박사 논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내 및 해외 주요전시 관련 도록, 그리고 국내 미술잡지 및 Art in America, Art Press, Art Review 등 해외 미술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미술잡지도 다량 소장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미술관은 이응노 화백이 파리에 심은 교육정신을 살펴 볼 수 있는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술관은 '고암화숙' 개설 70주년과 '파리동양미술학교' 설립 51주년을 맞아 한국 작가로서 프랑스로 건너가 교육자로서 활동한 고암 이응노의 업적을 조명하기 위해 전시를 열었다. 고암이응노는 한국화단에서 추상미술의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이자 동시에 '고암화숙', '파리동양미술학교'를 설립하고 교육을 통해 국내·외에서 한국화의 정신과 정체성 전파에 앞장섰던 작가로 꼽힌다.
일제에 의한 주권 침탈, 6·25 동란, 남북분단으로 이어지는 근현대사의 비극을 겪었던 고암이응노는 화가로서 전통보존의 중요성과 우리의 정신에 기초한 한국화의 기본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기에 충분하다.
▲ 아카이브 자료 |
이지호 관장은 “서양화단의 위세에 눌려 동양미술교육이 위축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프랑스 학생들에게 먹을 갈고, 붓을 쥐는 법과 같은 서예의 기초가 되는 기본을 강조했던 고암의 한국화 교육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정리되지 않은 아카이브 자료를 정리해서 이응노의 알려지지 않은 업적 재구성한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교육 통해 한국화 정체성 알렸던 고암
자료로 남기고 재구성하는 일 큰 의미
▲전시연계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미인톡, 예술영화상영회=오늘날 미술관은 단순히 전시만 하는 장소가 아닌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응노미술관은 매주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 복합 문화공간으로써의 미술관이 시민들과 어떤 식으로 소통·공감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미술 외의 다른 문화예술들을 미술관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시민에게 색다른 문화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이응노미술관은 대전아트시네마와 협업하여 영화관 밖의 영화가 주는 예술적 감흥을 이해하고 관객과 친밀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편지' 쓰기의 방식을 이용했다. 영화를 관람하고 난 관객들이 제공된 종이에 영화에 대한 감상 등을 적어내면 진행자가 그 편지들을 토대로 다음 달 상영할 영화를 결정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 시도를 통해 참여자들 모두가 실험적 영화의 형태를 경험하고 함께 토론하면서, 그 안에 흐르고 있는 미학과 현대 예술 및 예술영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매달 새로운 주제의 사람책이 시민들과 지식/경험을 나눔 할 수 있도록 한 이응노 미술관 '미인톡'도 눈길을 끈다. 이응노미술관은 청년들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경험/지식 공유 시스템을 통해 해결하고자 소셜벤처기업과 협업하여 지역의 숨은 이야기와 사람을 발굴하고 미술관에서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나눔으로서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또 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도 형성할 수 있는 기회 제공하고, 일반 시민들이 지식/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미술관 역할 확대하는데 한몫했다.
영화 상영회, 소통을 위한 자리 마련 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함께하는 교육프로그램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응노미술관은 지난 6월 4일부터 26일까지 2016년 초상화 그려주기 이벤트 '제가 이렇게 생겼나요?!'를 진행해 미술관을 방문한 관람객 중 이응노 카페·아트샵 1만원 이상 구매자를 대상으로 초상화를 무료로 그려주는 이벤트로 진행돼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응노의 작품을 감상하고, 다과와 휴식을 즐기고, 재밌는 소품 구입을 통해 예술 작품에 대한 소장 욕구도 충족하고, 더 나아가 자신과 가족, 연인의 모습을 초상화로 간직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적 오감 만족 이벤트라는 점에서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또 지난 8월 '박인경:추상이 된 자연 여름방학' 전시와 연계한, 이응노미술과 특별 프로그램인 바람 솔솔~ 풍경 담은 부채만들기로 가족 대상 관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첫 세션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총 6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미술작가와 함께하는 가족 프로그램으로서 부모와 어린이들이 친근하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통해 미술작품과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마련됐다.
또 참가자들이 기획전시를 관람하도록 한 후 한지부채를 이용한 창작물을 실제로 제작해 보는 과정을 경험하는 실기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색한지와 먹(붓펜)을 이용해 실기체험을 하도록 구성됐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 구성원들의 공동작업을 통해 자신들의 스토리가 담긴 특별한 부채를 완성하기도 했다. 특히,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즐기고 유익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과 문화,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미술관이 시민을 위한 참여형 문화공간이라는 인식을 확대하는데 한 몫했다.
지난 5일부터는 2016 이응노미술관 국제전 '이응노와 유럽의 서체추상'과 연계한 가족대상 교육 프로그램 그림 속 글자 쏙!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5일 첫 세션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총 6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아동미술 전문가와 함께하는 가족 프로그램으로서 부모와 어린이들이 친근하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통해 다양한 방법(3D펜)을 이용한 창작물을 실제로 제작해 보도록 구성했다. 이에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자들도 친근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참가자들로 하여금 기획전시를 관람하도록 한 후 이어지는 실기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미술재료를 이용해 실기체험을 하도록 했다.
강사는 미술재료들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참가자들은 이를 토대로 가족의 다양한 이야기를 자유롭고 창의적인 방식의 미술 실기 작업으로 표현해 내기에 충분하다. 가족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공동작업을 통해 자신들의 스토리가 담긴 특별한 글자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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