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대전의 한 사립대학에서 교수가 조교에게 성추행 정황이 보고됐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본인의 사표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대전 사립대의 A학과 조교 B씨는 C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학과장에게 진술서를 제출한다.
진술서에 따르면 4월 말부터 여러차례 C 교수가 개인 도자기 보관과 분류 작업 등의 도움을 요청하며 B 조교에게 부탁을 하기 시작했고, 이를 빙자해 만나는 과정에서 조교에게 포옹하고 얼굴을 만지고 뒤에서 감싸 안는 등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C교수는 B조교 개인 자취방에 도자기를 보관하도록 지시하고 집으로 찾아가 손을 만지고 골프를 가르쳐 주겠다며 폼을 잡아주는 등 접촉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조교는 이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했고 학과장은 해당 교수에게 정황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론은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았다.
B조교가 학교내 학생 상담 센터를 통해 사건을 정식 접수하고 공론화 할것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B조교는 “학생 상담 센터에서 사건을 공론화 할 것을 문의해 왔으나, 조용히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하고 사건을 마무리지었다”라고 말했다.
대학원 생이었던 B조교는 지난 6월께 학과에 사표를 제출했고, 해당 교수로부터 어떤 입장표명을 들은바 없는 상태다.
B조교 사건이 일단락 지어지면서 학과내 구성원들과 대학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공분이 일고 있다.
학과 구성원 D씨는 “사건 내용은 학과내에서 소문이 돌았고 이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피해자가 더이상 시끄러워지는 것이 싫다며 사건을 마무리 지었지만 해당 교수는 아무렇지 않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화가난다”고 말했다.
이학교 학생처장은 “센터를 통해 정식으로 진술서가 접수되면 징계위원회 회부 등 절차가 진행되지만, 이 사건은 정식 절차를 밟지 않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사건 중도 포기는 B조교만의 일은 아니다. 지역대학 상담센터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담의뢰가 와서 상담을 진행하다가도 사건이 공론화 되서 자신의 신변이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면 사건화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왕왕있다.
지역대 상담센터 관계자는 “피해자에게 사건화를 권유하고 도와주겠다고 하더라도, 앞으로의 학위문제, 장래, 인간관계 등을 고려해 사건화를 회피하는 경우가 있다”며 “최근 법 강화로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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