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현장과 직결되는 과학기술 기관장 선임
“과기계 기관장 장기공백 장기적 국가 발전에 도움 안 돼”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주요 공공기관 기관장 선임이 미뤄지거나 장기간 공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과학기술계 기관장 공백은 연구자의 연구의욕 또는 연구환경과 직결돼 문제가 더욱 크다.
1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대덕연구개발특구 내에서 기관장이 선임 중인 곳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KAIST(한국과학기술원) 등이다.
표준연 신임 원장을 위한 후보군 모집이 지난 14일 마감됐다.
올해 4월부터 두 번의 원장 선임 무산을 겪은 표준연은 지난 6월 권동일 전 원장이 수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권 원장은 약 4개월간 기관 비전, 조직 개편 등의 일을 맡다 돌연 사임했다.
이에 내부 관계자들은 사실상 기관장 공백이 약 7개월 정도 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입을 모은다.
에너지연의 경우, 지난 6일 전 원장의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 신임 원장 최종 선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NST)는 에너지연 신임 원장 후보군을 지난달 10일 이미 3배수로 압축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공모도 지난 9일부터 시작해 오는 24일 마감된다.
그러나 현 이사장 임기가 다음 달 5일에 끝나는 것과 남은 절차를 비교해보면 공석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KAIST 총장 공모도 진행 중이다.
KAIST 총장 임명도 최종적으로는 정부에서 진행하는 만큼 요즘 같은 시국에선 공석의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대덕특구 밖에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신임 원장도 아직 선임되지 못해 전 박영아 원장이 직무대행 중이다.
이 같은 기관장 공백에 과학기술계 기관 내부 연구자들의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신임 원장이 선임돼 앞으로의 기관 비전, 연구 방향, 조직개편 등이 이뤄져야 차질이 없는데 잇단 정국 불안이 이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러운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과학계 인사는 “출연연 기관장의 잦은 변동이나 기관장 장기 공백은 출연연 내 연구자들은 물론 모든 직원들에게 혼란을 줄수 있다”면서 “연구기관의 연구의욕, 연구환경에 모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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