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표 “당해체론 배은망덕 행위” 조기전대 관철의지
사실상 분당상태…‘분열없는 보수’ 속설 극적타협 가능성도
새누리당의 분당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류 친박(친박근혜)계가 장악한 지도부와 비주류의 대립각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면서 이제는 봉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두 계파가 이미 감정적으로는 분당 상태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분당에 무게감이 실리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선 ‘보수는 분열하지 않는다’라는 정치적 속설을 들어 극적인 반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상초유의 비선실세 국정농단인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주류와 비주류의 대결구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비주류는 16일 ‘당 속의 당’ 격인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 회의개최로 사실상 별도의 지도부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이들은 지도부의 즉각적인 사퇴와 당해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친박계의 정계은퇴 등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비주류가 당의 실권이 없어 이들의 무력시위가 어느 정도 파괴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비주류 대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한 무더기 탈당, 즉 분당 수순에 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독일 방문 중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해체 후 재창당을 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며 “정상적인 리더십으로 운영되지 않아 현 지도부가 물러나고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중대결심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탈당 또는 제3지대 창당 등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비주류가 지도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 당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친박계의 주장이다.
이정현 대표는 나아가 당 해체론에 대해 “전국 곳곳에서 매월 당비를 내가면서 수십년 동안 당을 지켜온 수십만 책임 당원들에 대한 배은망덕”이라고 비박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대표는 “정식으로 선출된 당 지도부 대신 당원들로부터 위임받지 못한 조직을 만들어 지도부 행세를 한다면 당원들로부터 철퇴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주인은 당원인데 결코 몇몇 사람의 사리사욕에 의해 해체되거나 당 대표가 무시당하는 만만한 정당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간담회에서도 이 대표는 조기전대 관철 의지를 보이며 비박계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르면 12월21일, 늦어도 26일에는 당 대표를 사퇴할 것이지만 그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며 “1년8개월의 임기를 반납하고, 앞으로 약 한달 동안 여러 정치 현안을 수습하는 데 역할하고 깨끗하게 물러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가뭄 속 논바닥처럼 두 계파간 거리가 벌어지면서 대선정국을 앞두고 ‘제3지대’가 형성되고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친박과 비박이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진보는 분열하지만 보수는 그렇지 않다”며 “그동안 역대 선거에서 위기 때마다 항상 뭉쳐온 보수의 학습효과가 이번 위기를 타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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