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은 국회 고유권한 신중론
청와대는 15일 박근혜 대통령-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영수회담이 무산된 후 정치권에서 정국 해법으로 부상한 ‘질서있는 퇴진론’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또 ‘2선 후퇴’ 역시 같은 맥락으로 부정적 입장이며 탄핵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이다.
당장 대통령이 하야(下野)하는 것은 정국 혼란을 키우고 헌법에 위배되는 등 현실성도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질서있는 퇴진론’은 박 대통령이 퇴진 선언을 한 뒤 국회가 합의한 총리를 임명하고 이 총리가 향후 정치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박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 대선을 조기에 진행하자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5년 임기를 단축하는 것에 대해 사실상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모든 해결 방안은 법적 테두리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질서있는 퇴진’이라고 하지만 헌법에 관련해 어떻게 할 수 있다고 규칙이 있는 게 아니다”며 “하야나 퇴진은 헌법 정신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같은 반응은 여여가 특검법에 합의하고 박 대통령이 “잘못이 드러나면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만큼 일단은 검찰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먼저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박 대통령 위법 행위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퇴진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 자체가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한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최순실 정국’ 해법으로 정치권이 제안한 또 다른 방안인 ‘2선 후퇴’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으로 부정적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 사고시’로 보고 헌법 71조 조항을 토대로 이른바 거국 총리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현 상황을 ‘사고시’로 보는 것은 정략적 법률해석에 기인한 것으로 애초에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청와대는 탄핵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자이다.
국회의 고유권한인 탄핵의 경우 헌법상 절차에 따라 탄핵 추진할 경우 이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서울=강제일·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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