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국가과학기술전략회의를 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연합 DB) |
국정혼란에 이달 열려야 하는 전략회의 아직 계획 없어..
과기전략회의 출범부터 역할 중복 논란
국정 혼란에 국가 먹거리를 책임져야 할 과학기술마저 갈 길을 잃고 있다.
1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대통령이 직접 국가과학기술을 챙기겠다며 올해 초 신설한 ‘과학기술전략회의’는 아직 이달 내 열릴 계획이 없다.
지금까지 과학기술전략회의는 올해 5월과 8월에 한 번씩 총 2번의 회의가 열렸으며, 계획대로라면 이달 중 세 번째 회의가 열려야 한다.
과학기술전략회의는 현행법상 대통령이 의장으로서 주재해야 하며, 국가과학기술의 컨트롤타워를 정비해 국가 연구개발(R&D) 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는 목표로 신설됐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선 회의의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기는커녕 회의 자체의 중량감마저 떨어질 거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의장을 제외하고 회의가 열리기 위해선 의장이 미리 지정한 사람이 직무를 대행해야 한다.
그러나 과학기술전략회의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과학 관련 13개 중앙부처 장관이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국정 상황에선 이 또한 불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계에서 과학기술전략회의는 출범 당시부터 잡음이 심했다.
1차 회의에서는 정부의 연구개발(R&D) 혁신방안, 2차 회의에서는 자율 주행차,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등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그러나 첫 회의 직후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과학기술전략회의는 단지 립서비스뿐이었다”며 “실질적으로 연구자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조화된 연구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방안은 없었다”며 성명서를 냈다.
이외에 기존 과학기술심의위원회나 미래부 과학기술전략본부와 중복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과학기술심의위원회는 연구개발 계획을 승인하는 역할을 하며 과학기술전략본부는 연구개발 예산 구조조정을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이마저도 통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대덕특구 한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는 상황에서 국민 여론이 이렇게 악화된 상황에서 대통령 주재 회의가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 고학기술계가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 분야의 과학기술전략회의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외에도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회의체는 과학기술전략회의, 규제개혁장관회의, 무역투자진흥회의, 국민경제자문회의 등이 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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