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학교가 앞장서 아이들 계층 나누는 것 같다”
대전지역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수학여행 경비가 최대 45배 가량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격차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 평등교육을 실천해야될 학교가 오히려 아이들의 계층을 나누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대전 지역 고등학교 1인당 평균 수학여행 경비는 33만여원이었으며, 최저 경비는 대덕고 8만2330원, 최고 경비는 대전과학고 360여만원이었다.
가장 적은 경비를 들인 대덕고는 전북 군산(8만6850원)과 충남 부여(8만2700원), 당진(9만6100원), 아산(8만2330원) 등 4개 지역을 각각 1박2일 테마형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대전과학고는 연구수업을 목적으로 9박10일간 프랑스ㆍ스위스ㆍ독일(360여만원) 등 유럽을 다녀왔으며, 이 두 학교간 격차는 무려 45배에 달한다.
대덕고는 지난해에도 군산(8만5400원), 부여(8만6400원), 당진(9만5400원), 아산(8만4400원)으로 다녀 온 반면, 대전과학고는 지난해에도 미국 동부(324만원)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고등학교보다 격차는 적었지만 차이는 있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평균 경비는 15만6745원이었으며, 최저 경비는 와동초 6만2400원(부여), 최고 경비는 삼육초 41만원(제주도)이었다. 중학교는 평균 16만4851원이었으며, 최저 한밭여중 7만5420원(충남 서해안), 최고 대성중 32만7530원이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수학여행은 학부모가 주축이 되는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 학교 관계자는 “수학여행지는 학교에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운영위를 통해 결정된다”며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은 법령에 의해 지원금에 내려오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한 학부모는 “부모 입장에서 조금이도 더 좋은 곳으로 보내고 싶은 마음이 없겠느냐”며 “아이가 어느 학교는 외국으로 다녀왔는데, 본인은 그렇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미안한 감정이 앞선다. 학교가 앞장서 아이들의 계층을 나누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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