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내 일부 정치인 쟁점화 시도, 지역 갈등 재현 우려
호남지역에서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고속철도(KTX)의 목포·여수 노선 연장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적 논리만 우선할 경우, 지난해 호남선 KTX의 서대전역 경유 배제로 갈등을 빚었던 호남과 충청이 다시금 격랑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주 상공회의소는 지난 7일 용산발 KTX의 서대전역 경유 철회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국토교통부 장관과 정운천(새누리당·전주을), 정동영(국민의당·전주병) 등 전주지역 국회의원에게 보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서대전을 경유할 경우, 용산~전주발 소요시간이 기존 1시간 36분에서 35분 늦은 2시간 11분이 소요돼 사실상 KTX 증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면서 “KTX 속도 역시 시속 122~125km로 기존보다 시속 40km가량 더 떨어져 저속철과 다름없어 주민들의 불편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정부의 이러한 생색내기식 결정에 대해 그동안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지역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규정하며 KTX의 서대전역 경유 철회와 증편 차량을 현행처럼 운행해야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국토부 선로배분심의위원회가 기존 용산에서 익산까지만 운행되던 노선을 목포와 여수까지 연장하는 차편을 각각 4회씩 늘린 것에 대한 반발로, 호남선 KTX가 서대전역 경유하면 저속철이 우려되는 만큼, 단 1대도 서대전역을 지나서는 안된다는 논리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또 단순히 경제인들만의 주장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을 듯 하다.
익산시의회를 중심으로 전북내 일부 정치인들이 이를 쟁점화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기에 자칫 호남과 충청 간 갈등이 다시금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
그러나 서대전역 경유 KTX의 노선 연장은 저속철 우려나 생색내기로 폄하시킬 사안이 아닌 단절됐던 충청과 호남간의 교류를 재개한다는 의미를 더 눈여겨 봐야 한다.
이정수 대전 중구의회 의장은 “호남고속철의 서대전역 미경유로 서대전역사 일원 경제는 황폐화되어지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경제만큼 서구와 유성구 일원을 찾는 호남 출향인의 존재 등 호남과 충청을 잇는 상징적 의미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양 지역의 상생을 위한 역할을 더 중요시할 때”라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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