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가 지역 대학생들에게 무료로 면접용정장을 빌려주고자 충남대 인재개발원 2층에 마련한 ‘상상옷장’에서 학생들이 정장을 입어보고 있다. |
KT&G, 충남대 내 마련한 무료정장대여‘상상옷장’인기
남녀 정장 30벌과 구두, 벨트 등 의류일체 구비
취업준비 중인 충남대 재학생 이혜리씨(22·4년·여)는 최근 한 기업의 면접통보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서류통과 소식은 기뻤지만 막상 면접에 가려니 복장이 신경쓰였다.
여성정장이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해당기업 면접에서 꼭 합격하리란 보장도 없으니 선뜻 큰돈 쓰기도 난감했다. 그러다 친구로부터 학내에서 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곳이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고 대여정장으로 경제적 부담 없이 면접에 다녀올 수 있었다.
이씨는 “빌리는 옷이라고 해서 품질이 별로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며 “취업난 속에 한푼이 아쉬운 학생 입장에서 무료로 취업정장을 빌릴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KT&G(사장 백복인)가 경기침체 장기화와 극심한 취업난 속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대학생을 돕고자 마련한 취업면접용 정장 대여소 ‘상상옷장’이 호응을 얻고 있다.
KT&G의 상상옷장은 서울·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의 취업 현실을 고려해 강원대, 경상대, 전주대, 영남대, 계명대에 우선 설치됐다.
리모델링 공사 등으로 설치가 지연된 충남대에는 지난달 20일 학내 인재개발원 2층에 상상옷장이 들어섰고 남녀 정장 각 30벌과 구두, 벨트, 넥타이 등 의류일체가 구비됐다.
채 한달이 되지 않은 14일 현재 46건의 대여실적을 보이고 있다.
충남대 학생이라면 학생증을 제시하고 관련서류를 작성하면 정장을 무료로 빌려입을 수 있고 반납할 땐 세탁영수증만 첨부하면 된다.
누구나 빌릴 수 있는 공용 정장이라고 해서 값싸고 볼품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의류업체 코오롱FnC의 ‘지오투’ 브랜드가 최신 고급정장을 KT&G에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공급해 상상옷장의 질을 높였다.
전국의 상상옷장 설치엔 KT&G 임직원들이 월급 일부를 자발적으로 내놓고 여기에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조성된 ‘상상펀드’ 기금 9000만원이 투입됐다.
KT&G 충남본부 이준억 상상팀장은 “상상옷장이 충남대에 설치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면접을 앞둔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상상옷장 운영과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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