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퇴진’ vs ‘총리권한 보장’ 등 이견차 클 듯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일대일 영수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최순실 게이트’로 꽉 막힌 정국이 풀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국 해법의 열쇠를 쥔 박 대통령과 투쟁 최전선에 선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인 만큼 국정 정상화를 위한 방법 논의 후 합의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릿속에 갖고 있는 정국 해법의 구체적인 방향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입장차만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추 대표는 14일 오전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박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에게 허심탄회하게 민심을 전하면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고자 한다”며 영수회담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추 대표가 제안한 회담을 수용하기로 했다. 내일(15일) 회담을 열기로 하고 시간 등을 조율 중”이라며 박 대통령의 회담 수용 의사를 전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이 지난 8일 국회를 방문한지 6일 만에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와의 회담이 이뤄지게 됐다. 박 대통령 취임 이래 야당과의 최초 단독 영수회담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과 추 대표는 영수회담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엉킨 실타래 같은 정국을 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정국 수습을 위해 모든 사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으로 회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견해차는 여전히 크다.
박 대통령은 정국 수습 방안으로 ‘국회 추천 총리’와 ‘총리 권한 보장’을 생각하는 반면 추 대표는 최근 박 대통령의 ‘하야’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상황이다.
그런 만큼 박 대통령은 국회 추천 총리에 실질적인 권한을 보장해주겠다고 강조하면서 민주당의 협조를 요구하는 반면 추 대표는 박 대통령의 퇴진 등 거취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야당의 ‘대통령 2선 후퇴’, ‘국회 추천 총리의 권한 이양’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2선 후퇴’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데다 청와대도 2선 후퇴 요구를 ‘위헌적 행동’이라며 반발해 박 대통령의 양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 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만 촛불민심을 있는 그대로 대통령께 전하겠다. 절대로 민심보다 권력이 앞설수는 없다”고 밝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관석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영수회담에서 대통령 거취도 논의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렇다보니 박 대통령과 추 대표 모두 입장차만 확인한 채 소득 없이 헤어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국 수습을 바라는 민심이 커지고 있는데다 “혼란스런 정국을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양측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최소한의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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